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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주님 보시기에 우리 모두 사랑스런 꽃입니다!

11월19일 [연중 제33주간 화요일]

오늘 봉독되는 두개의 독서는 특별한 귀감이 되는 두 멋진 신앙의 선배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비록 상반된 모습이지만 신앙인으로서 보여준 두분 삶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고 감동적입니다.

첫번째 독서인 마카베오 하권에서는 백발이 성성한 90노인 율법학자 엘아자르의 흔들리지 않는 성숙한 신앙, 마치 뿌리깊은 나무 같은 견고한 신앙을 소개합니다.

엘아자르와 친분이 있었던 이교도 사제들은 어떻게든 그의 목숨을 한번 구해보려고 배교하기를 설득합니다.
당시 표독하고 사악한 왕은 유다인들에게도 이교 제사 음식을 먹을 것을 강요했습니다.

사람들은 강제로 엘아자르의 입을 벌려 돼지고기를 먹이려 하자 엘아자르는 끝까지 거부했습니다.

안타까웠던 이교도 사제들은 돼지고기가 아닌 다른 고기를 돼지고기인양 준비해서,
엘아자르에게 먹는 시늉이라도 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기품있는 노인 엘아자르의 태도는 너무나 의연하고 당당했습니다.
목숨이 끊어질지언정 변절하거나 배교하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선언하며, 스스로 사형틀 위로 올라갑니다.

더럽혀진 구차한 삶보다는 명예로운 죽음을 선택한 것입닌다.
90노인의 놀라운 기개와 용기가 참으로 감동적입니다.

“우리 나이에는 그런 가장된 행동이 합당하지 않습니다.
많은 젊은이가 아흔 살이나 된 엘아자르가 이민족들의 종교로 넘어갔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또한 조금이라도 더 살아 보려고 내가 취한 가장된 행동을 보고 그들은 나 때문에 잘못된 길로 빠지고, 이 늙은이에게는 오욕과 치욕만 남을 것입니다.”
(마카베오 하권 6장 24~25절)

안타깝게도 연세 드시면서 자기 중심을 완전히 상실하고 변절하신 분들, 평생 지녀왔던 올곧던 생각들이나 지향들을 헌신짝처럼 내던져버린 몇몇
‘맛이 간’ 어르신들과는 너무나 비교가 됩니다.

두번째 독서는 엘아자르와는 완전 상반되는 또 다른 유형의 멋진 신앙인을 우리에게 소개합니다.
예리코의 세관장 자캐오입니다.

그는 안타깝게도 늦게야 주님을 만났습니다.
돌고 돌아서, 인생의 가장 어두운 길목이자, 가장 밑바닥에서 주님을 만났습니다.

그러나 자캐오는 늦게 주님을 만났음을 크게 안타까워 했습니다.
자신의 지난 부끄러운 삶에 대해 크게 가슴을 쳤습니다.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깊은 회심을 했습니다.
그리고 회심의 결과로, 주님안에서 새 인생을 살겠노라고, 주님과 공동체 앞에서 공적으로 다짐했습니다.

“보십시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했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루카 복음 19장 8절)

크게 가슴치고 회심하는 자캐오의 모습이 얼마나 당신 마음에 드셨던지,
주님께서는 크게 흐뭇해하시며 아주 특별한 선언을 하십니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기 때문이다.”(루카 복음 19장 9절)

성다경 어린이가 부른 동요 ‘모두 다 꽃이야’ 노랫가사가 들을수록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산에 피어도 꽃이고
들에 피어도 꽃이고
길가에 피어도 꽃이고
모두다 꽃이야.

아무데나 피어도
생긴대로 피어도
이름없이 피어도
모두 다 꽃이야.

봄에 피어도 꽃이고
여름에 피어도 꽃이고
몰래 피어도 꽃이고
모두 다 꽃이야.

그렇습니다.
주님 보시기에 모든 꽃이 다 소중하고 아름답습니다.
주님 보시기에 순백의 정결한 백합도 아름답지만, 길섶에 저절로 피어나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발에 짓밟히는 민들레도 아름답습니다.

주님 보시기에 아장아장 걷기 시작한 어린이도 사랑스럽지만,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들도 사랑스럽습니다.

주님 보시기에 구교우 집안 출신으로, 평생 충실한 신앙생활을 해온 신앙인도 사랑스럽지만, 막 입교하거나 개종해오신 신입 신앙인들도 사랑스럽습니다.

주님 보시기에 별탈없이 큰 죄나 방황없이 살아온 모범생 신앙인들도 사랑스럽지만, 늦게야 그분을 만나 돌아선 회심자들도 사랑스럽습니다.

주님 보시기에 우리 모두 사랑스런 꽃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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