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스쳐지나가는 것들이 아니라 양떼들의 영혼 구원을 향한 열정으로 불타게 하소서!
10월28일 [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 사도 축일/연중 제30주간 월요일]
세계 본당 사제들의 모델이자 수호성인이신 비안네 신부님의 평생에 걸친 사목터, 아르스를 순례했습니다.
비안네 신부님의 영혼 구원을 향한 사목적 열정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아르스 성당, 신부님께서 가난한 소녀들을 위해 설립한 섭리의 집, 평생에 걸친 신부님의 십자가이자 열정적 사목 현장이었던 고해소 앞에서 기도하며, 참으로 많은 생각들이 오고 갔습니다.
저도 나름 가난하게 산다고 노력하지만, 비안네 신부님의 청빈한 삶 앞에는 그야말로 새발의 피요, 포크레인 앞의 삽이더군요.
비안네 신부님께서는 언제나 밀물처럼 밀려드는 수많은 당신의 양떼들의 영혼 구원에 최우선권을 두었습니다.
몸상태가 너무 않좋을 때는 ‘오늘은 제가 좀 피곤하니 내일 오시면 안될까요?’라고 말하며 양해를 구해도, 누가 뭐라는 사람 아무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비안네 신부님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몸상태가 좋거나 안좋거나, 언제나 고해소로 들어가셨습니다. 그 좁고 답답한 고해소 안에서 하루 열시간, 열네 시간, 열여섯 시간을 쭈그리고 앉아 계셨습니다.
단 한 명의 영혼이라도 더 구하겠다는 마음에 자신의 건강이나 휴식, 의식주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의복이나 육신적 삶에 대해서는 거의 신경쓰지 않고 잊고살았습니다.
매일 아침 미사가 끝나자마자 비안네 신부님은 식어빠진 감자 한알이나 말라 비틀어진 빵 한조각을 우걱우걱 씹으며 서둘러 고해소로 들어가셨습니다.
비안네 신부님께서 입고 다니시던 단벌 수단이 얼마나 낡았던지, 너덜너덜 더 이상 수선이 불가능했습니다. 보다 못한 본당 신자들이 돈을 모아 수단한벌 해입으시라고 드렸습니다.
그런데 일 주일이 지나고, 한 달, 두 달이 지나가도 너덜너덜한 수단은 그대로였습니다. 속이 상한 신자들이 비안네 신부님을 찾아가 따졌더니… 그 돈은 이미 가난한 사람 위해 다 써버린 후였습니다.
3년간의 보좌 신부 역할을 마무리한 비안네 신부님은, 아르스본당에 첫 본당 주임 사제로 발령을 받으셨습니다.
당시 아르스 본당은 해당 교구내에서 가장 척박한 시골 본당, 신자들의 신심이 약하기로 유명한 본당이었습니다. 총 신자수는 230명에 불과했습니다.
본당 신자들은 비안네 신부님께서 아르스로 부임해오시자 속으로 비웃었습니다. ‘얼마나 덜떨어지셨으면 이 오지로 발령받으셨을까?’ 생각하며, 부임 후 첫번째 주일 대미사에는 아무도 참예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비안네 신부님은 아르스 본당 신자수가 230명이라는 말을 듣고, 230명이나 되는 신자들의 영혼이 당신의 손에 맡겨졌다는 사실에, 너무나 가슴이 설레고 떨린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비안네 신부님께서 본당 신자들뿐만 아니라 교구내 동료 사제들로부터 비난 받을 정도로 지나치게 청빈하게 사셨던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오래 생각하지 않아도 즉시 답이 나오더군요. 비안네 신부님께서 지니고 계셨던 양떼들을 향한 뜨거운 사목적 열정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비안네 신부님 마음 안에는 신자들의 영혼 구원을 향한 사목적 열정 그 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당신께서 집전하시는 고백성사를 통해 수많은 영혼들이 아버지께로 돌아서고 구원받는 모습에 더 이상 그에게 세상의 좋은 것들은 별 의미가 없게 되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사제들이 비안네 신부님 그리고 오늘 축일을 맞이하시는 성 시몬과 유다 사도의 사목적 열정을 본받아, 세상의 지나가는 것들보다는 자신들에게 맡겨진 영혼 구원을 향한 열정으로 활활 불타오르기를 기도합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