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한 겸손과 침묵, 인내와 환대의 성녀 벨라뎃다!
10월27일 [연중 제30주일]
루르드 성모님 발현의 목격자로서 성인품에 오르신 벨라뎃다 성녀(1844~1879)께서, 입회 후 선종 전까지 생활하셨던 느베르 애덕 수녀회를 순례했습니다.
벨라뎃다 성녀께서 자주 찾아 기도하셨던 성 요셉 경당, 자주 거니셨던 정원 등을 둘러보며, 그녀의 살아생전 지극히 겸손했지만 동시에 빛나는 성덕의 길을 오래도록 묵상했습니다.
벨라뎃다 성녀의 수녀회 입회 과정을 따라가보니 참으로 놀라운 점이 많았습니다.
벨라뎃다가 루르드에서 성모님 발현을 목격한 후, 8년의 세월이 흐른 때였습니다. 이미 루르드 발현 소식이 널리 확산되어 그녀는 이미 유명인사가 되었습니다.
본의아니게 기자들에게 둘러쌓여 인터뷰도 해야 했습니다. 순례객들 앞에 서서 발현 목격담도 이야기해야 했습니다. 사람들은 마치 살아있는 성녀 대하듯 그녀를 우러러 봤습니다.
너무나도 당연히 하이에나 떼같은 무리들이 접근해왔고, 상업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별의별 작업을 시도했을 것입니다.

저희도 이태석 신부님께서 선종하시고, 남수단 톤즈에서 살레시오 회원으로서의 열정적인 삶이 세상에 알려지자, 별의별 ‘잡상인’ 들이 마치도 ‘날파리떼’ 처럼 날아들어, 쫒아내느라 혼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벨라뎃다 역시 그런 유형의 고통을 많이 겪으셨습니다.
그런데 벨라뎃다는 단순하고 겸손했지만, 동시에 당당하고 의연했습니다. 배운 바가 없었지만 열심한 신앙생활과 튼튼한 성모신심의 소유자로서, 나름 강단과 민감한 식별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발현 후 8년이 지난 무렵, 벨라뎃다 나이 22살 되던해, 지역 주교님은 벨라뎃다에게 애덕 수녀회 입회를 권고합니다.
사려깊고 신중했던 벨라뎃다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보시다시피 저는 배운 것이 없어 무지하고 병약해, 애덕 수녀회 수도자가 될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러나 주교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한번 생각해보겠습니다.’
벨라뎃다의 입회가 결정되고 나서, 느베르 애덕 수녀회 원장 수녀님은 흐뭇한 표정으로 물었습니다.
‘자매께서 수많은 수녀회들 가운데 저희 수녀회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벨라뎃다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애덕 수녀회가 추구하고 있는 카리스마가 너무 마음에듭니다. 저는 가난한 이웃들, 특히 불우한 소녀들과 고통 중에 있는 환자들을 돌보는 일을 좋아합니다. 무엇보다도 애덕회 수녀님들은 다른 수녀회 수녀님들과는 달리 저를 자기네 수녀회로 끌어 들이려고 애쓰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1866년 7월 8일 애덕 수녀회 입회 바로 다음날, 벨라뎃다는 300여명 남짓한 애덕 수녀회 수녀님들 앞에 서게 됩니다. 원장 수녀님의 부탁으로 수녀님들에게 루르드 목격담을 이야기하기 위해 강단에 선것입니다.
벨라뎃다는 목격담을 시작하기전 청중들에게 이런 말을 건넸습니다.
‘루르드 성모님 발현과 관련된 이야기라면,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전제 조건 하에 말씀을 시작합니다.’
그후 벨라뎃다는 평생토록 애덕 수녀회 수녀원 담안에 자신을 감추었습니다. 침묵과 기도, 순명과 적극적인 사랑의 봉사 속에 남은 수도생활을 불태웠습니다.
성모님 발현 목격자로서 참으로 바람직하고 아름다운 처신이 아닐수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특별한 영적 체험이나 은사를 받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즉시 벨라뎃다 성녀를 바라보셔야 합니다.
특별한 은혜, 각별한 사랑에 깊이 감사드려야 할것입니다. 절대로 여기저기 떠벌이지 말아야할 것입니다. 우쭐한 마음도 버려야할 것입니다.
그 특별한 사랑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야 할 것이며, 더 열심히 이웃사랑의 실천에 헌신해야 할것입니다.
너무나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지역교회 목자이신 주교님이나 대리자이신 본당 신부님께 말씀드리고, 그분들의 말씀에 절대 순명해야 할것입니다.
성모님으로부터 각별한 사랑을 받았으며, 그 결과로 성모님 발현을 목격한 탁월한 신앙의 증거자 벨라뎃다였습니다.
조금이라도 방심한 나머지 본분을 망각한다거나 우쭐거렸으면 웃기는 상황이 연출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벨라뎃다는 늘 겸손했습니다. 자신이 하느님 앞에 얼마나 부당하고 부족한 존재인지를 잊지 않고 살았습니다. 이토록 겸손한 벨라뎃다를 하느님께서는 참된 성덕의 길로 이끄셨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