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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자비의 얼굴 10

10. 자비는 교회 생활의 토대입니다. 교회의 모든 사목 활동은 온유함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그 온유함을 신자들에게 보여 주어야 합니다. 복음 선포이든 세상에 대한 증언이든 그 어떠한 것도 자비가 없이는 할 수 없습니다. 교회에 대한 신뢰도는 자비와 연민이 가득 찬 사랑에 달려 있습니다. 교회는 “자비를 베풀려는 끝없는 열망을 지니고 있습니다.” 8) 어쩌면 우리는 오랫동안 자비의 길을 가리키고 그 길을 따라 살아가는 것을 잊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한편으로 언제나 정의만을 요구하려는 것은 정의가 필수불가결한 첫걸음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게 하기도 합니다. 교회는 더 높은 더욱 중요한 목적을 추구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다른 한편, 슬프게도 우리의 문화에서 용서에 대한 경험이 점점 드물어진다는 사실을 인정하여야 합니다. 때로는 용서라는 말조차도 사라져 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용서에 대한 보증이 없다면 우리는 마치 황량한 사막에서 살아가는 것처럼 아무런 생명력도 없는 불모의 삶에 그치고 말 것입니다. 교회가 용서를 기쁘게 선포하여야 할 때가 다시 왔습니다. 이제 근본으로 돌아가 우리 형제자매들의 나약함과 어려움을 받아들여야 할 때입니다. 용서는 우리를 새로운 삶으로 다시 일으켜 세우고 희망을 갖고 미래를 바라보게 해 줍니다.

————————- 8) 프란치스코,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 2013.11.24.,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14(제2판 12쇄), 24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