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족

2% 부족
‘2% 부족하다’는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다 좋은데 뭔가 중요한 것 한 가지가 살짝 빠진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 대체초로 다 괜찮은데 결정적인 것 한 가지가 결여되어 있을 때 사용하는 말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청년이 그랬습니다. 그는 정말 훌륭했습니다. 준수한 외모에 잘 배웠습니다. 예의범절이 몸에 배었습니다. 예수님을 향한 태도도 깍듯합니다. 예수님을 발견하자 달려와 공손하게 무릎을 꿇습니다. 예수님께 한 가지 질문을 하는데, 그 질문의 내용도 얼마나 좋은 질문인지 모릅니다. “선하신 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보십시오. 젊디젊은 그지만 다른 젊은이들처럼 ‘삐까번쩍’하는 세상의 좋은 것들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이 아니라 그의 마음은 온통 ‘영원한 생명’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행동 하나 하나가 마음에 드는 이 청년의 입에서 계속 나오는 말들을 보십시오. 예수님도 그 청년이 마음에 드셨던지 흐뭇한 미소와 함께 사랑스럽게 바라보십니다. “스승님, 저는 살인이나 간음, 도둑질이나 거짓증언, 부모 공경 등등 율법에서 제시한 그 모든 권고들을 어릴 때부터 충실히 지켜왔습니다.”
청년의 기특하고 야무진 대답에 크게 탄력 받은 예수님이셨기에 혹시나 하고 그에게 더 큰 도약, 더 큰 성장, 더 넓은 지평, 더 차원 높은 세계로 초대하십니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그가 지금도 무척이나 대단한 청년, 요즘 보기 드문 훌륭한 청년이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를 더욱 완전한 사람으로 끌어올려주고 싶으셨습니다. 그를 성덕의 정상으로 이끌기 위해 ‘절대적 이탈의 길’로 초대하신 것입니다. 그 청년이 될성부른 떡잎임을 눈치 챈 예수님이셨기에 적당한 길, 그저 그런 길, 남들 다 가는 길이 아니라 ‘구원의 완전한 길’ ‘완덕의 길’로 초대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 청년은 큰 재산의 소유자였습니다. 그리고 이미 돈의 맛을 알아버렸습니다. 돈의 노예 상태가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 청년은 개인적으로 예수님의 인격에 강한 매력을 느끼고 있었으며 그분의 초대에 깊은 감명을 받았지만 재물의 쇠사슬에 얽매여 예수님의 초대에 기쁘게 응답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나갔습니다. 큰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크게 포기함이 필요합니다. 더 큰 가치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작고 부차적인 가치들에 대한 미련 없는 포기가 필요한 것입니다.
재물이란 것이 이 세상 살아가는 데 있어 참으로 필요한 도구인 것이 분명합니다. 인간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 문제를 해결해주고 인간답게, 고상하게, 품위 있게 살게 만들어줍니다. 그러나 때로 그 재물은 하느님께 나아가려는 우리의 발목을 붙드는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 재산을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연장, 악덕의 미끼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구원의 걸림돌로까지 작용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의 축복인 정직한 재물을 열심히 축척해야겠습니다. 그러나 그 재물이 한 걸음 더 하느님께 나아가려는 우리에게 방해가 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그 재물을 곤경 중에 있는 이웃들과의 아낌없는 나눔을 통해 열심히 하늘나라에 보화를 쌓아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