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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하느님께서 삼위로 존재하시는 이유

하느님께서 삼위로 존재하시는 이유

‘신상 털기’란 신조어가 있습니다. ‘신상 털기 전문가’, ‘신상 털기 프로그램’까지 있어 특정한 한 인물의 과거나 흠집을 낱낱이 조사해서 공개해버립니다. 정말 지나치다는 생각, 무섭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누군들 털어 먼지가 안 나오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누군들 덮어놓고 싶은 일들,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사 하나 둘 없는 사람이 이 세상에 어디 있겠습니까?

인간의 지적 호기심 역시 한도 끝도 없습니다. 과거 인간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접근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영역에 대해서도조차 차근차근 이해와 설명, 규정이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세상만물 모든 대상에 대한 인식과 정의, 판단이 가능해졌습니다. 한 마디로 ‘제한구역’이 완전히 사라진 듯 보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이런 세상이기에 오히려 더 더욱 하느님의 존재, 하느님만의 신성하고 비밀스런 영역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신상 털기’가 완전히 이루어지고, 그분의 속성에 대한 파악이 완전히 이루어지고, 그분이 이제 어떤 틀 안에 갇혀 버린다면 하느님은 더 이상 하느님의 신앙의 대상으로 존재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인간의 머리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할 수 없는 존재 방식으로 현존하시는 하느님입니다. 2천년 교회 역사 안에서 수많은 성인성녀들, 대 교부들과 신학자들이 나름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에 대해서 잘 설명하려고 애썼으나 그 누구도 설득력 있는 설명을 내어놓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불완전한 인간이 어떻게 완전하신 하느님을 설명하겠습니까? 부족한 인간이 어떻게 완벽하신 하느님을 묘사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아주 미약하고 부분적으로나마 하느님을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우리 앞에 열려 있습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특히 성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방법입니다. 우리가 좀 더 깊이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면, 그 사랑의 힘으로 삼위일체의 신비가 조금 열릴 수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나 부족하기에 ‘협조자이신 성령’께 간구하면 ‘조금 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속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삼위로 존재하시는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언젠가 상처 입은 아이들을 위한 사목터에서 일할 때였습니다. 당시 한 직책을 두고 세 명의 형제가 각각 역할을 나누어 아이들을 위해 봉사했습니다. 한 사람은 원장으로서 아버지로서의 역할, 또 다른 한 사람은 어머니로서 세심하게 아이들의 먹거리며 교복이며 의식주를 책임졌습니다. 다른 한 형제는 사목담당자로서, 아이들의 형으로서 아이들의 교육을 담당했습니다.

물론 철저하게도 다른 세 명의 형제였기에 처음에는 서로간의 마찰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을 위해 한 가지 중대한 결심을 했습니다.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시키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하나가 되어야 한다, 아이들에 관한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우리끼리 먼저 일치하자. 우리는 정말 삼위일체 하느님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위해 온전히 하나가 되었습니다.

우리를 극진히 사랑하시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마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왜 하느님께서 삼위로 현존하시는 것일까요? 아마도 우리 인간을 더 열렬히 사랑하고, 더 깊이 사랑하기 위한 하느님의 적극적인 의지 표현이 삼위일체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