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태석 요한 신부 관련 공지문
故 이태석 요한 신부 관련 공지문
한국천주교 살레시오회 살레시오회의 故 이태석 요한 신부(1962~2010)를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알립니다.
살레시오회의 이태석 신부는 한국 교회와 아프리카 남수단의 가난한 청소년들을 위한 큰 선물입니다. 그를 보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이태석 신부를 기리며 그 삶을 본받고자 노력하는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부산의 한 열심한 신앙인 가정에서 나고 자란 청년 이태석은 군의관으로 병역을 마칠 즈음, 강하고 구체적인 하느님의 부르심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돈 보스코의 영성에 따라 청소년들을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동반자가 되기로 결심하여 1991년 살레시오회에 입회합니다. 2001년 사제로 서품된 그는 선교사를 지망했고, 수도회는 그를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의 살레시오 수도 공동체로 파견하였습니다.
그는 현지의 진료소에서 의술을 베풀며 외진 곳의 한센병자들을 즐겨 찾았습니다. 그러나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즐겼던 일은 운동장과 교실, 성당에서 청소년들과 함께 있는 것이었습니다. 아침조회, 해거름에 망고나무 아래에 빙 둘러앉아 드리는 묵주기도, 브라스 밴드 지도와 연주,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학습 지도 시간은 그가 선교사로서 누린 기쁨의 원천이었습니다.
그는 돈 보스코의 청소년 사랑 영성을 충실히 따르며 실천한 살레시오회의 진정한 수도자였습니다. “Da mihi animas cetera tolle!(나에게 영혼을 주고 나머지는 다 가져가라.)” 돈 보스코의 이 말씀은 그의 삶을 요약하는 한마디입니다. 그는 보다 가난하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아버지요 스승이며 친구로서 자신의 삶을 다 바친, 진정 하느님 사랑의 표지이고 선물입니다.
그러나 그의 선종 이후 이태석 신부 본인은 물론 그가 모든 것을 봉헌했던 살레시오회의 뜻이나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방송 · 영화 · 책 · 공연물 등이 제작되고, 그의 이름을 사용하는 법인과 단체가 설립되면서 몇 가지 우려할 만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태석 신부의 삶과 영성이 상업적 흥미에 의해 훼손되는가 하면, 그의 영성적 뿌리에 대한 고찰 없이 단편적인 평가나 과장 또는 세속적인 영웅 만들기로 인해 존재적 가치가 왜곡되기도 합니다. 이태석 신부가 단순히 극적이고 감동적인, 그러나 정체가 모호한 사회사업가로 포장되기도 하고, 문학 소재로 활용되면서 그 명예가 손상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교회의 사제요, 수도회의 카리스마를 모범적으로 살았던 수도자 이태석 신부의 신원과는 거리가 먼 이런 사사로운 목적을 지닌 기획 및 활용 또는그에 대한 그릇된 평가나 해석은 중지되어야 마땅합니다. 이상과 같은 우려를 담아 고인 관련 활동과 사업에 대한 살레시오회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힙니다.
1. 이태석 신부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모든 활동과 기념사업은 그의 삶이 그러했듯이 교회를 건설하고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것이어야 하며, 교회법과 교회의 가르침에 부합되어야 합니다.
2. 이태석 신부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모든 활동과 기념사업은 하느님께서 그를 통해 가난한 청소년을 향한 사랑을 드러내신 그의 영성과 성덕을 밝히는 일에 도움이 되는 것이어야 합니다.
3. 이태석 신부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모든 활동과 기념사업은 교회의 선교적 차원을 드러내는 것이어야 합니다. 아울러 톤즈 및 남수단의 상황과 사람들의 명예와 존엄성을 손상하지 않으며, 또 현지의 수도공동체가 수행하는 선교 사목활동을 존중하고 돕는 것이어야 합니다.
4. 이태석 신부의 선종(2010. 1. 14) 이후 결성된 그의 이름을 사용하는 법인이나 단체는 모두 이태석 신부의 의향 및 살레시오회와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이들이 행하는 제반 기념사업에 대해 고인의 동의가 없었음은 물론, 살레시오회도 그 어떤 사전 동의나 승인을 한 바가 없음을 밝힙니 다. 현재 살레시오회는 이런 이들의 모금활동에 일체 관여하고 있지 않음을 알립니다.
5. 이태석 신부의 선종 이후 결성된 그의 이름을 사용하는 법인이나 단체는, 그리고 이태석 신부의 삶을 다룬 방송 · 영화 · 음악 · 출판 · 공연 등을 여하한 목적으로 제작하였거나 기획 및 제작 중인 법인 · 단체 · 개인은 필히 살레시오회의 정상적인 승인을 득한 후 활동에 임해 주시기 바랍니다.
2012년 5월 6일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남상헌 스테파노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