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는 더 이상 남남이 아니라 가족입니다!
7월 21일 [연중 제16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위해 출가하신 후 성모님은 어떻게 사셨을까요? 이제 내 할 일 다 끝났으니, 여행이나 가자며 희희낙락하며 살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늘 아들 예수님의 인류 구원 사업이 차질없이 이루어지도록 간절히 기도하며 사셨을 것입니다.
때로 다른 어머니들과 마찬가지로 오늘은 어디서 무얼 할까? 끼니 거르는 것은 아닌지? 어디 아픈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노심초사하며 사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루는 아들 예수님에 대한 걱정스러운 소식이 전해집니다. 미친 것 같다는 것입니다.
밤새 뜬눈으로 밤을 지내던 성모님이 날이 밝자 마자 예수님께서 머무시는 곳으로 찾아가셨습니다. 제자들이 어머님이 오셨다고 예수님께 전해드렸습니다.
그 순간 예수님께서는 참으로 난해하면서도 심오한 질문 하나를 던지십니다.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인간적 사고방식으로 이해하기 힘든 말씀을 건네십니다. 당신 주변에 둘러서 있는 일단 무리, 제자들을 가리키시며, “이들이 내 어머니고 형제들이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가리키시며’, ‘손을 뻗으시며’ 라는 표현은 ‘소유’를 의미하는 동작입니다. 둘러서 있는 제자들이 이제 당신께 속하는 존재라는 표현입니다. 동시에 그들을 축복하신다는 표현입니다.
이제 예수님 주변에 둘러 서 있는 모든 사람들은 모두 예수님께 속한 존재들입니다. 그들은 모두 예수님 안에 새로운 영적 가족입니다. 더 나아가서 그들은 모두 예수님과 피를 나눈 형제요 자매인 것입니다.
따라서 오늘날 예수님께서 현존하시는 성찬 식탁에 둘러서 있는 우리 모두는 그분 안에 새로운 영적 가족입니다. 예수님의 몸과 피를 나누어 먹고 마시는 참된 가족입니다. 성찬례에 참석한 우리 모두는 이제 남남이 아니라 세상 둘도 없는 가족인 것입니다.
기존의 혈연이나 종족, 가족이라는 자연적 관계, 민족적 단일성, 이러한 것들이 더 이상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데 결정적인 요소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그런 관계들이 아무리 끈끈하고 강력하다 할지라도, 살아계신 하느님의 절박한 요구는 그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참된 그리스도인이란 세상 모든 가치들에 앞서 하느님에 대한 우선권을 부여하는 사람들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가족이나 친척, 혈연을 무시하거나 소홀히 대하라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우선순위를 어디에 둬야 하는가?’ 하는 화두를 늘 가슴에 품고 살아야겠습니다.
예수님을 가까이 따랐던 열두 사도가 새로운 예수님의 영적 가족이 된 것처럼, 오늘날 아무런 조건 없이 자신을 예수님께 봉헌하는 사람은 누구라도 그분의 가족으로 수용됩니다.
새로운 혈연관계가 풍성하게 이루어지는 교회의 영적 가족을 통해 우리는 장차 완성될 하느님 나라를 앞당겨 맛보고 체험하게 됩니다. 예수님을 온전히 받아들임을 통해 그분의 형제가 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특전이요 은총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