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마라, 내 아들아! 힘내거라, 내 딸아!
7월 17일 [연중 제15주간 금요일]
오늘 우리는 중병에 걸린 히즈키야 임금이 주님께 올리는 절박한 기도를 통해, 두 가지를 잘 배울 수 있습니다. 먼저 그는 주님의 마음을 움직이는 좋은 기도가 어떤 것인지를 아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히즈키야 왕이 치명적인 중병이 악화되어 죽기 일보 직전일 무렵, 그는 혼신의 힘을 다해 기도를 바치기 시작합니다. 먼저 그는 얼굴을 벽 쪽으로 돌리고 주님께 기도합니다.
벽 쪽으로 얼굴을 돌린다는 것은, 히즈키야가 더이상 세상의 것, 인간적인 것을 바라보지 않고, 기대도 하지 않으며 오로지 주님만 바라본다는 표현입니다.
이어서 그는 그 어떤 가감도, 감춤도, 포장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마음을 주님께 표현합니다. 무엇보다도 간절히 선처를 부탁드립니다. “아, 주님, 제가 당신 앞에서 성실하고 온전한 마음으로 걸어왔고, 당신 보시기에 좋은 일을 해 온 것을 기억해 주십시오.”(이사 38,2)
이어서 그는 지난날 자신이 저질렀던 과오와 불충실을 떠올리는 동시에 너무나도 가엾이 된 자신의 처지가 가련해서 슬피 울며 대성통곡을 터트렸습니다.
그 모습을 보신 주님의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사야는 즉시 주님의 마음을 히즈키야 왕에게 전합니다. “나는 네 기도를 들었고 네 눈물을 보았다. 자, 내가 너의 수명에다 열다섯 해를 더해 주겠다.”(이사 38,5)
보십시오. 중병에 걸린 것도 모자라 강대국 아시리아 임금의 공격으로 사면초가에 놓여있던 히즈키야 왕의 절박한 기도를 결코 나몰라라 하지 않으시는 주님의 마음을!
우리의 주님은 바로 이런 분이십니다. 우리 인간의 기쁨과 희망, 고통과 슬픔과는 멀리 동떨어져 계시는 분이 절대 아닙니다. 별로 유쾌하지 않은 구차한 우리네 인생사와는 별개로 구중궁궐 깊숙한 곳에 좌정해 계시는 분이 아닙니다.
우리 매일의 구체적인 일상사 안에 굳건히 현존하시는 분, 우리 매일의 희로애락을 눈여겨보시는 분, 우리의 작은 신음 소리 조차 귀여겨 들으시는 분, 바로 우리의 주님이십니다.
이 얼마나 은혜롭고 감동스러운 표현인가요? “나는 네 기도를 들었고 네 눈물을 보았다.” 오늘 우리의 하루가 너무 혹독하고 비참한 나머지 주님 향해 부르짖고 있다면, 잘 하고 계신 것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의 절박한 외침을 분명히 듣고 계십니다.
오늘 너무 외롭고 슬퍼 펑펑 울고 있다면, 주님을 바라보며, 잘 하고 계신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오늘 우리가 흘리는 눈물을 보고 계십니다. 그리고 분명히 우리에게 다가오실 것입니다. 우리 어깨에 다정히 손을 올리시며 나즈막이 말씀하실 것입니다.
“울지 마라, 내 아들아! 힘내거라, 내 딸아!”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