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 주님께 올리는 분향처럼!
7월 13일 [연중 제15주간 월요일]
몽골 자연 피정이 벌써 종착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첫 번째 피정이라 서툰 점이 참 많지만, 너그럽고 관대한 순례자들의 따뜻함에 힘입어 너무나 따뜻하고 가족적인 여행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불편함에도 서로 배려하고 인내하는 모습에서 짧은 순간이었지만, 언젠가 맞이할 천상 공동체를 미리 앞당겨 체험할 수 있는 은혜로운 여정이었습니다.
8월에 있게 될 2차 피정, 그리고 내년 여름 운영하게 될 4차례의 피정을 위해 활짝 열린 마음으로 피드백을 받았는데, 저를 가장 기쁘게 한 피드백이 있었습니다. 세상 귀여운 최연소 참가자 10살 어린이의 피드백이었습니다. “내년에도 꼭 다시 오고 싶어요.”
어제는 멋진 산자락을 뒤로한 게르 캠프에서 지냈습니다. 원래는 오후 시간 단체로 뒷산을 오르기로 했었는데, 갑작스러운 낙뢰와 강우로 인해 저는 만사 제쳐놓고 홀로 게르 안에 머물렀습니다. 게르 천막을 때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홀로 앉아 있노라니, 마치 시계 바늘이 멈춘 듯 아주 천천히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언제 또 이런 호젓한 시간을 맛볼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에, 그 시간이 너무나 은혜로웠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제 인생 여정을 천천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돌아보니 한 순간 한 순간이 주님 섭리의 손길 안에 이어져 온 은총과 축복의 세월이었습니다.
다른 무엇에 앞서 이토록 부족하고 나약하고 큰 죄인인 저를 살리시고 뽑아주신 하느님께 깊은 감사의 정이 솟구쳤습니다. 또한 전혀 자격을 갖추지 못한 저를 가족으로 받아주신 수도회가 너무 감사했습니다.
얼마가 될지 모르지만, 제게 남은 시간은 오로지 주님의 것이요 수도회의 것이라는 결심을 합니다. 어떻게든 주님께, 그리고 수도회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오늘 복음 말씀 한 구절이 더 유난히 깊이 있게 다가옵니다. “제 목숨을 얻으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나 때문에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마태 10,39)
어차피 숨 한번 끊어지면 먼지요 흙으로 돌아갈 목숨입니다. 뭐 그리 아깝다고 잔뜩 몸을 사릴 것입니까? 빈둥거리다가 순식간에 지나갈 우리네 인생인데, 촌각의 순간도 허투루 보내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매 순간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며 주님께 올리는 분향처럼 그렇게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부끄럽게 살아온 지난날 가슴 칠 시간이 아깝습니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 걱정할 이유가 하등 없습니다.
오늘 충만한 주님 은총 안에 혼신의 힘을 다해,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해야 하겠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목숨을 살리고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한 조건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