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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몰입하고 헌신하는 과정에서 나를 잊고, 일상적인 고통도 잊습니다!

4월 16일 [부활 제3주간 화요일]

 

참 신기한 일이 한가지 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거릴 때는 어찌 그리도 밥시간이 기다려지는지? 어찌 그리 이것저것 먹고 싶은 것이 많은지? 왜 그리도 미련하게 숨도 못 쉴 정도로 과식을 하는지?

반대로 뭔가 가치있고 의미있는 일, 보람되고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는 일을 할때에는 먹고마시는 일이 부차적인 일이 되고맙니다. 몰입하고 헌신하는 과정에서 나를 잊고, 일상적으로 겪는 고통과 우울감을 잊고, 더 나아가서 먹고 마시는 일조차 잊게 됩니다.

하루는 예수님을 가까이 따라다니느라 습관적 배고픔과 목마름에 시달려왔던 제자들이 이렇게 청합니다.

“선생님 그 빵을 늘 저희에게 주십시오.”

아직도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강조하시는 빵에 대한 참된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아직도 오븐에서 갓 구워져 나온 김이 모락모락 나는 부드럽고 맛있는 세상의 빵만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래로만 향하던 제자들의 시선을 더 높은 곳으로 향하도록 초대하십시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매일의 성체성사 안에서 쪼개지고 나누어지며 우리를 위한 생명의 빵이 되십니다.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가난하고 고통받는 백성들 안에 현존하시며, 그들을 위한 영원한 생명의 빵이 되십니다. 그리고 우리의 일상적인 헌신과 관대한 나눔으로 그들에게 영원한 생명의 양식을 제공하라고 초대하십니다.

그런 우리의 노력은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웃들을 향한 생명의 빵이요, 동시에 우리를 향한 영원한 생명의 음료가 될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