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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주님의 기도를 보다 정성껏 바치면서 우리 기도의 부족함을 수정하고 보완합시다!

2월 20일 [사순 제1주간 화요일]

 

오늘 예수님께서는 근동 이방 국가 사람들이 바치던 장황하고 요란스러운 기도의 문제점에 대해 정확히 지적하시며, 오늘 우리가 드리고 있는 기도 생활에 대한 성찰에로 초대하십니다.

그들이 바치던 기도는 엄청 요란스럽고 장황했습니다. 너무나 길고 정신 사나워 견딜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들의 기도는 어찌 보면 우리 전통 안의 무속 신앙과 꼭 빼닮았습니다. 기도 주관자는 우선 자신의 청을 들어줄 이 신, 저 신, 있는 대로 신들을 불러냅니다. 신들이 협조하지 않으면 길길이 뛰고 구르고 소리를 지르며, 협박합니다.

기도란 것이 자연스럽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져야 마땅한데, 그들 기도의 분위기는 음산하고 기괴했습니다. 부자연스럽고 끔찍했습니다. 그들의 기도는 신들과의 한바탕 전쟁과도 같았습니다.

그런 해괴망칙한 기도는 자연스럽게 유다인들의 기도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는데, 그런 모습을 보신 예수님께서 정곡을 찌르는 말씀을 건네십니다.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 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어 주시는 줄로 생각한다. 그러니 그들을 닮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

예수님께서는 이방인들의 기도는 진정한 의미에서 기도가 아니며 신들을 협박하고 강요하는 행위라고 하시면서, 우리에게 기도의 모델로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십니다.

주님의 기도 한 구절 한 구절을 짚어가며 묵상해보니 참으로 균형 잡힌 기도요, 우리 기도 생활의 이정표가 되는 바람직한 기도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기도를 바치면서 내 이름이 아니라 아버지의 이름을 드러내랍니다. 내 나라를 청하지 말고 아버지의 나라를 청하랍니다. 내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을 추구하랍니다.

예수님께서는 기도를 바치면서 자신을 자랑하거나 내세우지 말 것이며, 자신의 한계나 부족함을 솔직히 인정하며, 전지전능하신 아버지께 자신의 필요를 있는 그대로 청하랍니다. 매일 매일 일용한 양식도 청하지만, 우리 힘으로 불가능한 용서의 힘과 유혹을 극복할 힘을 청하랍니다.

매일 하루에도 수십번씩 바치는 주님의 기도를 보다 정성껏 바치면서 우리 기도의 부족함을 수정하고 보완해나가는 사순시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