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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진정한 주님의 사도로 서기 위해 꽤 긴 신앙 여정, 깨달음의 여정이 필요합니다!

5월 3일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복음사가들은 필립보 사도에 대해 수제자 베드로 사도나 애제자 요한만큼은 아니지만, 비교적 소상히 기술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도들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는데 비해, 필립보 사도는 등장의 빈도가 잦습니다. 이는 그가 사도단 안에서 꽤 비중있는 인물이었음을 시사합니다.

필립보 사도의 신앙 여정을 파란만장하고 역동적이었습니다. 그는 원래 세례자 요한의 제자였는데, 예수님의 인품과 말씀에 매료되어 그분의 제자로 결심하고 말을 갈아탔습니다.

그러나 예수님 제자로서 거듭난 필립보였지만, 그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예수님과 동고동락하며, 꽤 긴 시간 제자로서의 삶을 살은 그였지만, 아직도 갈 길이 먼 모습을 보였습니다.

어느 날 필립보가 예수님께 부탁을 하나 드리는데, 예수님 입장에서 참으로 답답할 노릇이었습니다.

“주님,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저희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하겠습니다.”(요한 복음 14장 8절)

그토록 오랜 시간 동안 예수님의 가르침을 듣고, 지근거리에서 그분의 일거수일투족을 봐왔으면, 그분이 하느님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이시며, 인류의 구원자시며, 그분 안에 하느님께서 계시고, 하느님 안에 그분께서 계신다는 것쯤은 충분히 파악할 때가 되었건만, 엉뚱한 말을 하고 있는 필립보가 안타까웠던 예수님께서 질책 반, 격려 반의 말씀을 건네셨습니다.

“필립보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내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나를 본 사람은 아버지를 뵌 것이다.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신다는 것을 너는 믿지 않느냐?”

필립보는 진정한 주님의 사도로 서기 위해 꽤 긴 신앙 여정, 배움의 여정, 깨달음의 여정이 필요했었습니다. 주님으로부터 큰 위로와 격려도 받았지만, 때로 자극과 추궁도 당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신앙의 눈이 트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필립보 사도와 같이 힘들어도 걸어야 할 꽤 길고 지루한 신앙 여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좀 더 매일의 주님 말씀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귀를 기울일 때, 오로지 주님께 우리의 시선을 고정시킬 때, 우리의 신앙 여정도 급성장을 거듭할 것입니다.

그토록 부족하고 나약했던 필립보였지만, 어느 순간, 그의 부족했던 신앙이 급성장을 하게 되었고, 예수님의 신원을 정확하게 파악하게 되었으며, 그분이야말로 참 주님이요, 참 아버지로 고백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긴가민가하고 있던 나타나엘에게 다가가 예수님을 소개하고, 그분과 함께 새로운 삶을 살아보자고 적극적으로 초대했습니다. 심드렁하고 시니컬하던 나타나엘의 마음 안에 신앙의 불꽃을 활활 타오르도록 인도하고 배려했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