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회원가입
칼럼

어둠에서 빛으로!

4월 17일 [부활 제2주간 월요일]

 

예수님 시대, 율법학자, 바리사이, 대사제, 유다 최고 의회 의원…이런 사람들은 모두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사람들, 빛 좋은 개살구, 이중인격자들, 위선자들인 줄로만 알았는데, 다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바리사이로서 유다 최고 의회 의원이었던 니코데모란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예수님께서 선포하시는 말씀과 그분의 행적에 매료되어 깊이 빠져들면서, 그분을 향한 신앙 여정을 시작하였습니다.

사실 니코데모가 속해있던 바리사이들은 예수님 시대 당시 이스라엘의 갱신 운동을 주도해가던 소수 엘리트 그룹의 종교 지도자들이었습니다. 요세푸스의 증언에 따르면 예수님 시대 당시 바리사이들의 숫자는 6천 명 정도였습니다.

더구나 니코데모는 평범한 바리사이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유다인들의 국회라고 할 수 있는 산헤드린 곧 유다 최고 의회 의원이었습니다. 당시 산헤드린은 의장을 포함해서 총 71명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따지고 보니 니코데모는 엄격한 종교 생활을 하면서 도덕적으로 올바르게 살아가는 사람, 최고 의회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 율법과 성경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지식을 지니고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니코데모는 아직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니코데모는 주변 사람들의 눈을 피해서 심야에 몰래 예수님을 찾아왔습니다. 당시 산헤드린과 예수님 사이에 첨예한 갈등 관계가 형성되어 있었기에, 최고 의회 의원으로 낮에 예수님을 찾아온다는 것은 무척이나 조심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위험을 뚫고 밤에 예수님을 찾아온 니코데모는 자신이 보고 느낀 바를 그분께 말씀드립니다. 일종의 신앙고백이라고나 할까요. 어쩌면 니코데모는 어둠을 뚫고 빛이신 예수님께로 나아온 참 신앙인이었습니다.

“스승님, 저희는 스승님이 하느님에게서 오신 스승이심을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계시지 않으면, 당신께서 일으키시는 그러한 표징들을 아무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요한 복음 3장 2절)

아직 2퍼센트 부족한 니코데모를 향해 예수님께서는 그가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자극하고 고무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위로부터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

위로부터 태어난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예수님께서는 이어지는 담론에서 설명하십니다. 위로부터 태어난다는 것은 곧 물과 성령으로부터 태어난다는 것입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구세주 그리스도임을 굳게 믿고, 그분의 이름으로, 물과 성령으로 세례를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례를 받는 사람은 누구든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자격을 얻게 됩니다.

따지고 보니 세례를 받는다는 것, 엄청난 은혜요 특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례 성사로 초대받은 우리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한 번만 태어나는데,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례를 통해 다시 한번 태어납니다. 그 표시로 우리는 새 인간으로서 새로운 이름 세례명을 부여받습니다. 뿐만아니라 우리는 세상 사람들이 꿈도 못 꾸는 영원한 생명과 구원, 하느님 나라 입국 초대장을 받게 됩니다.

위로부터 태어난다는 것은 거듭 태어난다는 것, 옛 사람의 행실을 버리고 새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것, 곧 하느님 은총의 빛 안에 옛 생활을 말끔히 청산하고 구원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