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진다고 너무 슬퍼하지 마십시오!
4월 4일 [성주간 화요일]
사방이 온통 꽃천지입니다. 벚꽃 사잇길을 걷노라니 한 줄기 바람에 하얀 꽃비가 우수수 떨어집니다. 속절없이 떨어지는 꽃비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이렇게 또 봄이 가는구나, 이렇게 또 한 계절이 지나고 내 인생도 속절없이 저물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꽤나 서글픈 마음이 들더군요.
그러나 우리는 세상 사람들과는 차별화된 가치관과 인생관을 가진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렇게 생각해서는, 안되지 하는 마음에 즉시 생각을 바꿔 먹었습니다.
꽃이 진다고 모든 게 다 끝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꽃비가 내린다고 마냥 슬퍼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꽃잎이 다 떨어지면 그 빈자리를 연둣빛 여린 이파리들이 가득 채울 것입니다. 그때 나무는 더 푸르르고, 더 왕성하고,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단장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네 그리스도인들의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살아가던 어느 날 우리의 지상에서의 생명력이 다하는 날, 이 초라한 육신의 장막이 허물어지는 날은 인생 종 치는 날, 인생 끝장나는 날이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주님 크신 자비와 사랑 안에 우리는 더 큰 생명, 더 큰 아름다움을 지니게 될 것이고, 우리 모두 빛나는 모습으로 부활하고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
연중 전례 시기 안에서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 거룩한 성주간입니다. 이 주간 우리 주님께서도 속절없이 떨어지는 꽃비처럼 떨어지실 것입니다. 수난당하시고, 십자가형에 처해 지시고, 가장 참혹한 모습으로 돌아가시고, 묻히실 것입니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가장 밑바닥으로 내려가시겠지만, 조금만 인내하고 기다리면 가장 빛나고 화려
하고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부활하실 것입니다.
“이제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되었고, 또 사람의 아들을 통하여 하느님께서도 영광스럽게 되셨다. 하느님께서 사람의 아들을 통하여 영광스럽게 되셨으면, 하느님께서도 몸소 사람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요한 복음 13장 31~32절)
놀랍게도 그날이 오면 주님께서는 당신의 십자가 죽음으로 쟁취하신 영광스러운 부활과 영원한 생명과 구원을 우리에게 나누어주실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