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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언제나 한결같은 자세로 기쁘게 봉사하는 여성들의 존재!

9월 16일 [성 고르넬리오 교황과 성 치프리아노 주교 순교자 기념일]

예수님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는 12 사도 만의 공동체가 아니었습니다. 복음서에 따르면 일흔 두 제자가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공동체의 이런저런 필요를 채워주던 협조자, 후원자들도 있었습니다.

뿐만아니라 예수님께 완전매료되어, 그분이 가시는 곳마다 뒤 따라다니던 추종자들까지 합하면 엄청난 사람이 무리를 지어 다녔습니다.

그 모습이 정말이지 엄청난 장관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알량한 권력이지만 쥐고 있었던 헤로데를 비롯한 권세가들의 우려도 컸을 것입니다.

자신들이 설교하는 회당은 파리만 날리고 있는데, 엄청난 수효의 군중이 예수님께로 몰려가니,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시기 질투는 하늘을 찔렀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는 예수님을 따라다니던 특별한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바로 여성들이었습니다.

“악령과 병에 시달리다가 낫게 된 몇몇 여자도 그들과 함께 있었는데, 일곱 마귀가 떨어져 나간 막달레나라고 하는 마리아, 헤로데의 집사 쿠자스의 아내 요안나, 수산나였다. 그리고 다른 여자들도 많이 있었다. 그들은 자기들의 재산으로 예수님의 일행에게 시중을 들었다.”(루카 복음 8장 2~3절)

참으로 시대를 앞서가는 개방적인 예수님을 태도를 잘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예수님 시대 당시 여성들이 당하던 차별대우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냥 평범한 여성들이 아니라 악령과 병에 시달리다 치유받은 여성들, 그 어디에서도 사람 취급받지 못하던 여성들까지도 당신의 공동체에 들어오게 허용하셨습니다.

피정집을 운영하면서 새삼 느끼는 바가 큽니다. 피정이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양질의 프로그램도 중요합니다. 시의적절한 명강의도 필요합니다. 쾌적한 환경과 숙소도 요구됩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이 한 가지 있더군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맛갈진 식사가 정말 중요합니다. 그 식사 준비는 남자인 제가 아무리 백방으로 노력해도 충족시킬 수 없는 부분입니다. 어머니의 정성스런 손맛이 필요한 것입니다.

예수님과 사도들이 행하던 복음 선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까지 뒷전에서 묵묵히 봉사하고 헌신하던 여성들의 손길이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그 여성들이 자신들의 재산마저 팔아가며 공동체를 뒷바라지할 정도로 예수님께서 큰 매력과 사랑을 지니고 있었음도 기억해야겠습니다.

오늘 우리 공동체는 세상과 이웃을 위해 얼마나 활짝 열려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누구라도 와서 기쁘게 헌신하고 봉사하고픈 마음을 갖게 하는 매력을 갖춘 우리 공동체인지 살펴봐야겠습니다.

우리 교회 공동체의 든든한 기초요 기반으로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언제나 한결같은 자세로 기쁘게 봉사하는 여성들의 존재에 깊이 감사하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