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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축복 중의 축복, 참 스승을 만나는 일!

9월 6일 [연중 제23주간 화요일]

이 세상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하느님으로부터 다양한 축복을 받게 됩니다. 여러 유형의 축복 가운데, 제가 참으로 감사드리는 축복이 있습니다. 그 축복은 내 좁은 안목을 넓혀주신 스승을 만나게 된 축복입니다.

어떤 분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어디 그런 스승 만나기가 쉬운가요? 아무리 애를 써도, 사방을 둘러봐도, 그런 스승 만나기란 하늘의 별 따기보다 더 어렵습니다.”

그런 분들께 저는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좋은 스승은 사방에 널려있습니다. 비록 시대의 간극으로 인해 그분을 직접 만나지 못한다할지라도, 그분의 말과 생각, 인생 전체가 담긴 책들이 있지 않습니까? 좋은 책 한 권을 만나는 것은 어찌보면 좋은 스승 한 분을 만나는 것입니다.”

참 인간의 길, 참삶의 길이 무엇인지 지식이나 말로써가 아니라 행동으로, 온몸으로 보여주신 스승, 부족하고 덜떨어진 나를 더 넓은 바다로, 더 광대한 지평으로 친절하게 안내해주신 스승, 인생에 있어서 보다 가치 있는 대상, 보다 소중한 영역들이 무엇인지 일깨워준 스승…

여러 축복 가운데 그런 스승을 만난 것보다 더 큰 축복이 어디에 또 있겠습니까?

이런 의미에서 오늘 예수님으로부터 친히 제자로 불림 받은 열두 사도들은 행운아 중의 행운아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들은 스승 중의 스승, 제대로 된 스승을 만났습니다. 그것도 스스로 찾아가서 만난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 먼저 찾아오셨습니다.

 

열두 사도들, 그들은 인류 역사상 가장 재수좋은 사람들, 가장 복 받은 사람들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습니다. 예수님을 만나기 전, 제자들의 삶, 한마디로 별 볼 일 없었습니다. 그들의 삶은 무미건조했고 퀴퀴한 냄새가 났습니다.

어떤 사람은 답답한 새장 안에 갇혀 괴로워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내 인생, 꼬여도 어찌 이리 꼬였나?’ 하며 힘겨워하고 있었습니다. 뭔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 기를 쓰던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런 그들에게 예수님께서 먼저 다가가십니다. 그들의 삶을 한바탕 흔들어놓으십니다. 갑작스럽게 맞이한 일종의 혼동상태 앞에서 제자들은 어리둥절했겠지요. 그러나 제자들은 스승님과의 만남으로 인해 시작된 ‘깊고 심오한 삶의 이동’을 통해 참으로 흥미진진하고 의미 있는 인생의 후반부로 나아가게 됩니다.

인생의 전반전과는 사뭇 양상이 다른 인생의 오후입니다. 자기 자신과 세상, 하느님의 정렬 상태가 전반전과는 크게 달라진 인생의 후반부입니다.

어쩌면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 역시 열두 제자 못지않은 행운아들입니다.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일 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의 창조주요 구원자 예수님을 스승으로 모신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다시금 스승 중의 스승, 참 스승이신 예수님을 만난 것에 깊이 감사드리며, 열두 사도들처럼 그분께서 남기신 어록들, 일거수일투족을 있는 그대로 추종하는 우리가 되고자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