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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순결과 진실이라는 누룩 없는 빵을 가지고 예수님 앞으로 한 걸음 다가서야겠습니다!

9월 5일 [연중 제23주간 월요일]

예수님의 가르침 하나 하나는 어찌 그리 명쾌하고 통쾌하고 상쾌한지 탄복할 때가 많습니다. 그때그때 주어진 상황이나 환경, 대상에 걸맞는 촌철살인의 말씀을 던지시니, 어떤 사람은 치가 떨리고 살이 떨리고 복수심에 부들부들 떨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십 년 묵은 체증이 싹 내려가는 통쾌함을 선사하십니다.

한번은 예수님께서 회당에서 가르치고 계셨는데, 그 자리에는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그분께서 던지는 생명수 같은 말씀을 스펀지처럼 족족 흡수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저 호기심으로 그 자리에 앉아있던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반면에 강한 적개심과 복수심으로 이글거리던 사람들이 있었으니,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었습니다. 그야말로 내면이 잔뜩 오그라든 사람들, 앞뒤가 꽉 막힌 사람들이었습니다. 은총이 폭포수처럼 내리는 예수님의 말씀이었지만, 귀와 눈, 마음과 영혼이 닫힌 그들이었기에, 감동이나 회개, 새출발은 조금도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는 또한 오늘의 첫째가는 조연, 오른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앉아있었습니다. 그는 비록 손이 오그라들었지만 마음은 활짝 열려있었습니다. 예수님을 향한 눈과 귀, 영혼이 활짝 열려있었습니다. 이윽고 예수님께서 외치십니다.

“일어나 가운데에 서라.”

“손을 뻗어라.”

예수님께서는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만 그 말씀을 건네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회당에 앉아 있던 모든 사람들, 특히 마음이 오그라들 대로 오그라든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 그리고 오늘 우리 각자 역시 들으라고 건네신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권고 말씀에 따라 어둡고 으슥한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있지 말고, 환하고 넓은 중심에로 나아가야겠습니다. 예수님께서 앉아 계신 자리 가까이로 다가서야겠습니다.

구리고 쉰내 풀풀 풍기는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의 누룩이 아니라 순결과 진실이라는 누룩 없는 빵을 가지고 예수님 앞으로 한 걸음 다가서야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