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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시련의 골짜기를 지나면서도 항상 찬미하십시오!

9월 4일 [연중 제23주일]

지금 우리는 인류역사상 전무후무했던 대재앙 코로나19 바이러스 이후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얼마나 타격이 컸던지 후폭풍이 만만치 않습니다. 안타깝게도 돌아가신 분들, 후유증으로 생사의 고비를 넘기신 분들, 승승장구하던 사업을 하루아침에 접어야 했던 분들…

길고도 긴 캄캄한 터널 안에서, 너무나 큰 벽 앞에서 아파하고, 슬퍼하고, 너무나 무거운 십자가 앞에서 쓰러지고 좌절하는 분들에게 오늘 복음은 큰 희망으로 다가가리라 믿습니다.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루카 복음 14장 27절)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 고통에, 우리의 절망에, 우리의 십자가에 의미를 부여해주시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슬픔과 눈물이 결코 무의미한 것이 아님을 확증하십니다. 오늘의 이 십자가는 예수님의 참 제자로 거듭나게 되는 가장 확실한 도구임을 밝히고 계시는 것입니다.

항상 우리의 구원을 바라시는 하느님, 우리의 잘 되기만을 원하시는 하느님, 우리의 나날을 축복하시는 하느님께서 도대체 왜 십자가를 건네시는 것일까요?

더 큰 축복을 주시기 위해서입니다. 더 큰 상급을 안겨주시기 위해서입니다. 그 예비조치로 십자가를 보내시는 것입니다.

흔히 사람들은 꽃이 기후가 좋은 풍토에서만 아름답게 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겨울의 모진 추위, 여름의 혹독한 더위, 강한 비바람… 이 모든 것에 시달린 이후에야 비로소 꽃은 피어납니다.

대작을 창출해내는 예술가들을 보십시오. 그들은 멋진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일부로라도 자기 자신의 생활에 상처를 내기도 합니다. 대작을 부화해내기 위해 스스로 칩거합니다. 사회와 단절됩니다. 식음까지 전폐하며 작품에 몰두합니다. 그 결과가 대작인 것입니다.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는 인생의 풍랑 앞에서 절대로 우리를 홀로 버려두지 않으십니다. 지금 내 눈앞에 보이지 않겠지만 지척에서, 내 바로 오른 편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계십니다. 언제라도 손 내밀 준비를 갖추고 계십니다.

역풍을 만날수록 더욱 필요한 것은 아버지께 대한 믿음입니다. 그분을 향한 전적인 신뢰심입니다.

인생의 역풍을 만날 때 마다 꼭 기억하십시오. 손만 내밀면 다가오실 지척의 거리에 주님께서 서계십니다.

갖은 걱정, 근심, 두려움, 다가올 십자가에 대한 부담, 미래에 대한 공포 등, 쓸 데 없는 에너지 소모를 피하십시오.

돌아보면 삶은 온통 감사거리로 가득 찼습니다. 십자가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온통 은총의 꽃밭입니다. 다양한 고통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감사와 기쁨, 행복함, 편안함, 안정감으로 온통 채색해야할 소중한 우리 인생입니다.

결국 오늘 우리에게 주어지는 과제 한 가지가 있습니다. 고통의 바다 한가운데서도 항상 기뻐하십시오. 역경의 산맥을 넘어가면서도 항상 감사하십시오. 시련의 골짜기를 지나면서도 항상 찬미하십시오.

주님께서 늘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비록 십자가를 보내시지만, 언제나 내 곁에 함께 서 계십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