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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저는 현세에서나 내세에서나 주님 그분밖에 원하는 것이 없습니다!

8월 12일 [연중 제19주간 금요일]

오늘 축일을 맞이하시는 성녀 요한나 프란치스카 드 샹탈 수도자(1572~1641)는 영성생활의 진보와 성장에 있어서 영적 동반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셨습니다.

요안나의 영적 동반자는 당대 대세남이셨던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님이었습니다. 젊은 나이에 남편을 여의고 큰 슬픔에 잠겨 있던 그녀에게 살레시오 주교는 존재 자체로 빛이요 생명이요 구원이었습니다.

사별의 깊은 아픔을 겨우 추스르며 열심히 자녀들을 양육하던 요안나는 33세 되던 해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님과의 운명적인 만남을 갖습니다. 그녀 인생의 가장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찾아온 것입니다.

당시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님의 명성과 인기는 하늘을 찔렀습니다. 준수한 외모와 다정다감한 성품의 소유자, 감동적인 설교가였던 그를 남녀노소 모든 사람들이 흠모하고 존경했습니다. 특히 당대 여성들 사이에서 그의 인기는 대단했습니다. 요즘으로 치면 거의 아이돌 급이었습니다.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님께서 말씀을 시작하면 신앙심이 깊은 여인들은 마치 해바라기가 태양을 바라보듯이 그를 둘러쌌습니다. 그 중에 한명이 요안나였습니다.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님의 강론과 인품에 완전 매료된 요안나는 그분의 지혜롭고 슬기로운 영적 지도 하에 신심이 일취월장하게 되었고, 의기투합한 두 분은 전통적인 수녀원과는 많이 다른 신심깊은 과부들을 위한 수녀원(성모 방문 수녀원, Order of the Visitation of Our Lady)을 설립하게 되었고, 초대 총장으로 임명되었습니다.

한 백작의 아내요 여섯 아이의 어머니였던 요안나가 훌륭한 영적 지도자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님을 만나 수도자로 거듭나며, 거기서 멈추지 않고 성모 방문 수도회의 창립자가 되었다는 것, 오늘 우리 교회와 수도자들 그리고 평신도들에게 큰 의미와 과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노력한다면 세상 안에서도 아주 훌륭히 수도생활 못지않은 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평신도로 살아가면서도 아주 높은 성덕의 정상에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님 같은 훌륭한 영적 지도자를 찾는 일입니다. 그의 손에 모든 것을 맡기는 일입니다. 영적 여정에서 생기는 모든 어려움 앞에 겸손되이 자문을 구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느님 안에서 그분과 영적인 관계를 지속하는 일입니다.

“저는 현세에서나 내세에서나 주님 그분밖에 원하는 것이 없습니다. 지극히 높으신 주님, 저는 당신의 말씀을 직접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종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 곧 주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그분을 통해 저를 온전히 바치겠습니다.”(성녀 요안나 프란치스카 드 샹탈 수녀)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