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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참혹한 고통과 슬픔 역시 잠시뿐입니다!

7월 31일 [연중 제18주일]

오늘 우리가 봉독하는 세 개의 독서들은 우리를 잠시 지나가는 이 세상으로부터의 이탈과 초월에로 초대하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몸담고 있는 이 세상은 결코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인간만사 세옹지마라는 것을.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이 세상은 순식간에 지나간다는 것.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참혹한 고통과 슬픔 역시 잠시 뿐이라는 것.

그러나 깨지기 쉬운 질그릇같이 나약하고 연약한 우리, 이 세상 모든 것은 유한하다는 영원불멸의 진리를 자주 망각하는 우리이기에, 또다시 작은 것에 연연하고, 별것 아닌 것에 집착하며, 스쳐 지나가는 것들에 목숨을 걸며, 그렇게 쫌생이처럼 팍팍한 삶을 살아갑니다.

이런 우리에게 코헬렛의 저자는 반복해서 외칩니다.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코헬렛 1장 2절)

바오로 사도는 허무하고 유한한 이 세상에 목숨을 걸지 말고 또 다른 세상, 저 위의 세상을 희망하고 추구하라고 권고합니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콜로새서 3장 1절)

루카 복음 사가 역시 오로지 지상 재물의 축척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우리에게 강력한 회심을 촉구합니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루카 복음 12장 15절)

천천히 코헬렛을 읽다 보면 열심히 한번 살아보겠다는 사람들에게는 ‘김새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인생 뭐있어? 적당히 즐기는 거야”라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좀 더 곰곰이 생각하면서 읽어보니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코헬렛의 저자는 인생의 단맛 쓴맛을 다 본 현자였습니다. 인생의 높은 정상에도 올라봤지만 가장 밑바닥까지 체험했던 인생의 달인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풍부한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에게 좋은 교훈을 던져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 핵심은 바로 이것입니다.

인생 길어봐야 80년, 90년이라는 것입니다. 인간이 아무리 난다 긴다 하더라도 세월 앞에, 죽음 앞에 장사 없다는 것입니다. 오늘 비록 우리가 깔깔 대고 웃고 즐기지만,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무기력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태어날 때가 있으면 죽을 때가 있다는 것, 울 때가 있으면 웃을 때가 있고, 슬퍼할 때가 있으면 기뻐 뛸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너무 기뻐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슬퍼하지도 말며 그저 주어지는 순간순간에 최고의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고 오늘 하루를 만끽하며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사랑도 젊음도 권력도 재물도 결국은 다 우리 눈앞에서 사라져갈 대상들이니 너무 집착하지도 말고 너무 아쉬워하지도 말라는 것입니다.

결국 영원하신 분, 세세대대로 인간 만사를 다스리실 분, 우주 만물의 창조주 하느님 자비의 손길에 우리의 모든 근심 걱정 내어 맡기고 편한 마음으로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