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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도 중의 사도 마리아 막달레나!

7월 22일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다니는 아가서 저자의 절절한 모습과 자기 목숨보다 더 사랑하는 스승 예수님을 애타게 그리워하는 마리아 막달레나의 모습이 정확히 일치하고 있습니다.

“나는 잠자리에서 밤새도록, 내가 사랑하는 이를 찾아다녔네.”(아가 3장 1절)

사랑하는 스승님이 너무 그리워 밤잠조차 이루지 못하고, 밤새도록, 여명이 밝아올 때까지, 거리와 광장을 울며 돌아다니던 바로 그 모습이 마리아 막달레나의 모습이었습니다.

사실 오랜 교회 역사 안에 마리아 막달레나는 큰 오해를 받아왔습니다. 그녀와 예수님으로부터 용서받은 죄 많은 여인을 동일시 해왔습니다. 회심한 사람의 대명사로 마리아 막달레나를 첫 번째로 꼽았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 어디에도 마리아 막달레나와 죄 많은 여인이 동일 인물이라는 근거가 없습니다. 복음서가 알려주는 그녀에 대한 기록들을 종합하면 이렇습니다.

고향은 막달라, 이름은 마리아, 한때 일곱 마귀에 시달리며 고생했으나, 은혜롭게도 예수님을 만나 치유를 받았다는 것, 예수님을 만난 이후 지니고 있던 전 재산을 털어 그분과 사도단의 생계에 힘을 보탰다는 것, 예수님의 십자가 아래 끝까지 지키고 있었다는 것, 예수님 부활의 최초 목격자였다는 것.

예수님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던 마리아 막달레나였기에 그에 상응하는 큰 사랑을 예수님께 드렸습니다. 물심양면으로 예수님과 사도단을 도왔고, 예수님 가시는 곳 마다 밀착 동행하면서 현실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채워드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습니다. 치유된 이후 그녀의 삶은 오로지 예수님이 전부였습니다. 그녀에게서 예수님을 빼면 아무 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이토록 예수님께 헌신적으로 봉사했던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우리 교회는 아주 영예로운 칭호를 붙여드렸습니다. 놀랍게도 예수님의 여제자라고까지 불렀습니다.

뿐만 아니라 복음서에 잘 나타난대로 ‘예수님 부활의 최초 목격 증인’으로 불려집니다. 아우구스티누스 주교님께서는 ‘사도 중의 사도’라는 빛나는 칭호를 선물하셨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마리아 막달레나는 그런 영예로운 칭호를 받기에 합당한 자격을 충분히 갖추셨습니다. 꽤나 부자였던 그녀는 자신이 물려받은 유산 전체를 모두 털어 예수님과 제자단의 생계를 후원하였습니다. 삼엄하고 살벌했던 예수님의 처형 현장인 골고타 언덕을 성모님과 함께 끝까지 지켰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님의 시신을 정성껏 수습했습니다. 장례 절차를 거의 주관하다시피 했습니다. 거기다 빈 무덤을 목격한 후 그 소식을 제자단에 신속히 알렸습니다.

예수님을 만나기 전 마리아 막달레나는 살아있어도 살아있지 못한 목숨을 하루 하루 부지해가고 있었습니다. 그 어떤 희망도 없이, 삶의 의미도 찾지 못한 채, 짐승처럼 살아가던 그녀에게 기적같은 일이 생겨났습니다.

치유자 예수님께서 마리아 막달레나의 죽음과도 같은 고통을 눈여겨보신 것입니다. 그분이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오자, 마치 거짓말처럼 그녀의 인생에서 혹독했던 겨울이 지나가고, 꿈같은 봄날이 찾아온 것입니다. 예수님과의 만남으로 인해 그녀는 죽음에서 삶에로 건너오게 된 것입니다. 이제 그녀에게 있어 예수님은 삶의 전부요 존재의 이유가 된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 사건 앞에 마리아 막달레나가 보여준 태도와 신앙은 제자들의 그것보다 훨씬 우세하게 보입니다. 그렇게 된 명백한 이유가 하나 있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걸으셨던 수난의 길을 회피했지만, 마리아 막달레나는 끝까지 함께 걸었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의 시선과 마음을 항상 예수님께로 활짝 열려있었습니다.

사도 중의 사도, 여사도 마리아 막달레나는 언제 어디서나 스승 예수님께 충실했습니다. 예수님의 인생 곡선이 절정에 도달했던 시절, 잘 나가던 시절, 공생활 기간에도 그분께 충실했지만, 급격히 하강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던 수난의 시기, 특별히 십자가의 길을 걸으실 때 역시 그분께 충실했습니다.

이런 마리아 막달레나의 충실성 앞에 스승 예수님께서도 기쁘게 응답하십니다. 부활하신 당신의 모습을 사도들에 앞서 그녀에게 드러내십니다. 당신 부활의 최초 목격 증인이 되게 하시고, 가장 탁월한 복음 선포자가 되게 하십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