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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하느님께서 오늘 우리를 그저 그런 존재가 아니라 죽고 못사는 연인처럼 대하십니다!

7월 7일 [연중 제14주간 목요일]

 

호세아 예언서 내에 표현되고 있는 하느님의 당신 백성을 향한 말투는 마치 죽도록 사랑하는 남녀 사이에 주고받는 것 같은 스타일이라 정말 놀랍습니다.

“내 마음이 미어지고, 연민이 북받쳐 오른다. 나는 타오르는 내 분노대로 행동하지 않고, 에프라임을 다시는 멸망시키지 않으리라.”(호세아 예언서 11장 8절)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느님 당신만 바라봐 주었으면 좋겠는데, 다른 곳으로 눈길을 돌리니 그분의 눈에서는 분노와 실망감으로 불길이 이글거리는 그런 분위기입니다.

“이스라엘이 아이였을 때에 나는 그를 사랑하여, 나의 그 아들을 이집트에서 불러내었다. 그러나 내가 부를수록, 그들은 나에게서 멀어져 갔다. 그들은 바알들에게 희생 제물을 바치고, 우상들에게 향을 피워 올렸다.”(호세아 예언서 11장 1~2절)

하느님께서 오늘 우리를 그저 그런 존재, 당신과는 별 상관없는 존재, 보잘 것 없는 하나의 생명체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죽고 못사는 연인처럼 대하는 모습에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때로 그릇된 길을 걷고 있는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질타가 무시무시할 정도로 공포스런 내용이라 할지라도, 너무 두려워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두려워하는 대신 빨리 하느님 경고 말씀의 진의와 핵심을 깨달아야겠습니다. 망설이지 말고 그분께로 돌아서야겠습니다.

호세아는 기원전 8세기 후반에 북왕국, 곧 이스라엘에서 활동하던 예언자였습니다. 호세아 예언자에게 주어진 가장 큰 소명은 이스라엘 왕조의 멸망을 예고하는 것이었습니다.

왕조의 멸망에 대한 호세아의 예언은 특이합니다. 그는 주님과 불충실한 이스라엘 백성들 사이의 관계를 자신의 결혼생활을 통해 상징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는 주님께서 느끼시는 이스라엘을 향한 감정을 자신이 아내를 향해 느낀 감정을 통해 표출합니다.

호세아 예언서의 주된 강조점은 남편을 떠나 외간 남자 품을 전전하는 아내 이스라엘을 남편이신 주님께서 어떤 모습, 어떤 방식으로 구원하시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토록 사랑해줬고, 그토록 용서해줬으며, 그토록 기회를 줬고, 그토록 기다려주었음에도 불구하고, 호세아를 떠나 외간 남자들의 품에 안긴 고메르의 모습에서, 주님을 떠난 이스라엘의 모습, 주님을 떠나가는 오늘 우리들의 모습이 겹쳐집니다.

거듭되는 우리들의 배신과 불효, 냉담함과 무응답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는 오늘도 우리를 기다리시고 또 기다리십니다. 배은망덕한 우리를 향한 주님의 놀라운 사랑, 바보같은 사랑이 놀랍고도 고맙습니다.

끝도 없는 반역과 불충실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는 우리에 대한 희망을 저버리지 않으십니다. 끝까지 우리의 회개를 간절히 기다리십니다. 그리고 돌아서는 자들에게는 너무 좋아서 덩실덩실 춤이라도 출 정도의 넘치는 선물을 약속하십니다.

“내가 이스라엘에게 이슬이 되어 주리니 이스라엘은 나리꽃처럼 피어나고 레바논처럼 뿌리를 뻗으리라. 이스라엘의 싹들이 돋아나 그 아름다움은 올리브 나무 같고 그 향기는 레바논의 향기 같으리라.”(호세아 예언서 14장 6~7절)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