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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어딜 가든 환영받지 못하는 아들딸들아, 다 나에게로 오너라!

6월 2일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승천하시기 전 예수님께서 남기신 고별사 한 대목을 묵상하면서 그분의 우리 인간을 향한 극진한 사랑과 애틋한 마음이 손에 잡힐 듯이 느껴졌습니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그들도 우리 안에 있게 해 주십시오.”(요한복음 17장 21절)

아버지와 온전히 일치하고 계시고 아버지와 온전히 하나이신 예수님께서는 그냥 그대로 계시면 세상 편하실 것입니다. 스트레스받을 일 하나도 없고, 온전한 평화 속에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당신과 아버지 그 사이에 부족하고 불완전하며 사고뭉치뿐인 우리 인간을 초대하십니다. 우리를 당신과 아버지 사이에 끼워주십니다. 그로 인해 시끌벅적, 좌충우돌, 잠시도 조용할 날이 없을 것입니다. 사서 고생하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주 그런 유혹에 빠지게 됩니다. 나와 잘 맞는 사람, 편안한 사람, 문제없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평화롭고 우아하게 지내고 싶어합니다. 뾰족뾰족 모가 난 사람, 까칠한 사람, 사연 많고 상처뿐인 사람은 가급적 끼워주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우리와 근본적으로 다르십니다. 그분은 어떻게 하면 한걸음 뒤처진 사람, 길 잃고 방황하는 사람, 그 어디에도 어울리지도 끼지도 못하는 이방인들을 당신 사랑의 공동체 안으로 초대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시는 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항상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들, 이 세상에 나 혼자뿐이라고 울고 지내는 사람, 따돌림당하고 외면당하는 작은 사람들에게 두 팔을 활짝 벌리며 말씀하십니다.

“어딜 가든 환영받지 못하는 아들딸들아, 다 나에게로 오너라! 내가 편히 쉬게 하겠다. 그 어디서도 얻을 수 없는 안식과 평화를 주겠다.”

언제나 뜨거운 마음으로 우리를 열렬히 사랑하시는 예수님의 마음을 기억하는 예수 성심 성월입니다. 우리를 향한 무한한 사랑, 극진한 사랑, 깊이를 알 수 없는 그분 사랑의 마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예수 성심 기도를 열심히 바쳐야겠습니다.

“예수 성심 기도는 보통의 기도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있습니다. 보통의 기도는 청원이 주된 내용을 이루며 그 효과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옵니다. 이때 예수님은 온갖 선의 창조주이며 분배자로 여겨집니다.

그런데 예수 성심 기도는 예수님의 상처받은 마음에 공감하고 위로해드리는 기도입니다. 예수님이 상처받고 고통을 당하시기에 우리의 공감과 위로와 동반을 필요로 하는 분이 됩니다. 기도의 효과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것입니다.

보통의 기도는 전능하신 분에게 내리사랑을 청하는 것인데, 예수 성심 기도는 우리의 사랑을 올려드리는 것입니다.”(정제천 신부의 내 영혼의 불씨, 생활성서)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