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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교회 지도자로서 치열한 자신과의 투쟁을 계속했던 위대한 바오로 사도!

6월 1일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

에페소를 떠나기 전 지도자로서 그 교회의 원로들에게 남기신 바오로 사도의 유언과도 같은 말씀이 참으로 눈물겹습니다. 이번 헤어짐이 마지막이라는 것, 이제 살아서는 더 이상 다시 못 볼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바오로 사도와 원로들의 작별 장면은 눈물 없이 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내가 삼 년 동안 밤낮 쉬지 않고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눈물로 타이른 것을 명심하며 늘 깨어 있으십시오. 나는 누구의 은이나 금이나 옷을 탐낸 일이 없습니다. 나와 내 일행에게 필요한 것을 이 두 손으로 장만하였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잘 알고 있습니다. 나는 모든 면에서 여러분에게 본을 보였습니다.”(사도행전 20장 31절, 33~35절)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이런 표현을 공개석상에서 당당히 할 수 있다는 것! “나는 모든 면에서 여러분에게 본을 보였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지도자로서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는지를 잘 대변하는 표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 같은 사람은 백번 죽었다 깨어나도 할 수 없는 표현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한 말씀 한 말씀은 이 세상 그 어떤 고별사보다도 감동적이고 호소력이 엄청납니다. 그 이유는 그가 교회 지도자로서 일관되게 보여준 진실성이요, 철저한 언행일치의 삶 때문이었습니다.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서의 회심 이후 바오로 사도는 완전히 다른 사람, 새사람이 되었습니다. 자신이 선포하는 말씀과 자신의 언행이 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일치했습니다. 무엇 하나 교우들에게 숨기는 것이 없었으며, 두려운 것도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즉시 압니다. 지금 단상에 서서 마이크를 잡고 있는 지도자의 말과 삶이 일치하고 있는지? 말과 행동이 상반되어, 아무리 그럴듯한 언변을 지녔다 하더라고 허황되고 부실한 지도자인지를 정확히 파악합니다.

말과 행동에 있어 균형과 조화가 잘 이뤄진 삶을 살았던 바오로 사도였기에, 초기 교회 교우들은 그를 깊이 신뢰했고, 그를 아버지처럼 따랐습니다. 오늘 우리 지도자들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권고를 마친 바오로 사도는 무릎을 꿇고 그들과 함께 기도합니다. 에페소 교회 원로들은 모두 흐느껴 울면서 바오로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추었습니다. 이윽고 그들은 바오로 사도를 배 안까지 배웅하였습니다.

이처럼 초세기 교회 지도자들은 일말의 사심도 없이 오직 교우들 신앙의 성장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습니다. 오로지 주님의 영광만을 추구했습니다. 목자로서의 모범을 보이기 위해 손수 자신의 일을 하면서 동시에 복음을 선포했습니다. 교우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극도로 청빈한 삶을 추구했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