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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진실로 원줄기이신 주님께 제대로 붙어있기는 한 것입니까?

5월 18일 [부활 제5주간 수요일]

포도나무 비유에 대한 알렉산드리아의 성 치릴로 주교님의 해석이 참으로 은혜롭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가 당신의 사랑에 뿌리박는 것이 얼마나 필요하고 또 당신께 붙어있는 것이 얼마나 유익한 것인지를 보여주시고자, 당신을 포도나무에 비유하시고 당신과 결합되어 당신께 붙어있는 이들을 그 가지에 비유하셨습니다. 실상 우리를 당신과 결합시켜 주시는 그리스도의 거룩한 영에 참여함으로써 우리는 그리스도의 본성을 나누어 받게 되었습니다.”

“포도나무 뿌리가 가지들에게 양분을 나누어 주는 것과 같이, 성부의 외아들이신 하느님의 말씀께서도 성도들에게 당신의 신성을 나누어 주심으로써 그들이 당신과 가족 관계를 이루게 하시고, 신앙을 통해서 결합되어 있는 그들에게 당신의 영을 베풀어 주십니다.”

주님께서는 구원과 영원한 생명에 도달하기 위해 세 가지 측면에서 노력하라고 당부하고 계십니다.

① 어떻게 해서든 포도나무 원줄기, 곧 주님께 딱 붙어있으십시오.

② 다른 일 다 제쳐놓고 주님 안에 항상 머무르기 위해 노력하십시오.

③ 주님께 붙어있고, 머무는 것에 그치지 말고 구체적인 삶 속에서 풍성한 결실을 맺으십시오.

주변을 살펴보면 정말 안타까운 유형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나름 주님께 딱 붙어있기 위해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습니다. 주님 안에 머물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계속합니다. 규칙적인 성사생활과 기도생활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매일 미사와 기도 역시 빠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삶 속에서의 열매는 그다지 기대할 것이 없습니다. 국가나 사회 전체가 겪고 있는 고통이나 슬픔에 무감각합니다. 지척에 살아가는 동료 인간이 감내하고 있는 참혹한 현실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습니다.

그릇된 이념이나 가치관에 깊이 함몰되어 빠져나올 줄을 모릅니다. 몸담고 있는 공동체의 성장이나 쇄신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더 나은 세상 건설은 남의 일로 여깁니다.

조금도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있으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주님께서 친히 열매를 맺지 못하는 가지는 가차 없이 쳐낸다 하시니, 빨리 삶의 태도를 바꾸셔야 할 것입니다. 진실로 원줄기이신 주님께 제대로 붙어있기는 한 것인지? 주님 안에 정확히 머물고 있는 것인지? 진지한 점검과 성찰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