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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주님께서는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4월 21일 [부활 팔일 축제 목요일]

 

여인들, 그리고 엠마오 길의 제자들에 이어, 오늘 예수님께서는 사도단에 직접 부활하신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십니다. 제자들 가운데 서신 예수님께서는 유다인들의 통상적인 관습에 따른 인사를 건네십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 발현 등 일련의 사건 앞에서 크게 흔들리고 두려워하던 제자들에게 평화를 비는 인사는 가장 필요한 인사였습니다. 그럼에도 제자들은 반가워하고 기뻐하기보다는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최후의 수단으로 끔찍한 기억으로 인해 보고 싶지 않은 당신 손과 발의 상처를 제자들에게 보여주십니다. 예수님의 손과 발에 난 아직도 채 아물지 않은 상처는 그분께서 참으로 부활하신 예수님이시라는 것을 확증해주는 표시입니다.

따라서 예수님은 영으로서 뿐만이 아니라, 육신과 더불어 오신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못 자국 난 당신의 손과 발을 보여주신 다음, 구운 물고기 한 토막을 제자들 앞에서 잡수시는 광경을 통해 당신의 완전한 부활을 다시 한번 강조하십니다.

한때 제자들은 예수님의 부활과 발현이 어쩌면 자신들이 지니고 있던 간절한 인간적 동경의 산물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자신들의 상상이 만들어낸 허구가 아닐까 생각도 했습니다.

초세기 교회 예수님의 부활하신 육체를 착시 차원으로 격하시키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초대 교회 지도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드셨던 식사를 강조하였던 것입니다.

더 강력히 부활의 실재성을 가르치기 위해 예수님께서 나서십니다. “여기에 먹을 것이 좀 있느냐?”(루카 복음 24장 41절)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건넨 구운 물고기 한 토막을 손에 드시고 그 자리에서 맛있게 발라 드셨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이제 특유한 존재 양식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분은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몸으로 된 육체를 그대로 간직한 채 발현하셨습니다. 목소리도 예전의 그 목소리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제 전과는 다른 존재 방식을 취하셨습니다. 시공을 초월하는 특별한 존재가 되신 것입니다.

따라서 부활하신 예수님에게는 더 이상 육신의 욕구가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음식을 드실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당신께서 진실로 육신으로 부활하신 것을 보여 주시고자 물고기 한 토막을 드신 것입니다.

결국 예수님은 제자들의 믿음을 굳건하게 하고 당신께서 그들과 똑같은 살과 피로 이루어진 몸으로 살아계심을 보여주시고자, 그들이 보는 앞에서 음식을 드신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