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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부활은 건너갑니다!

4월 18일 [부활 팔일 축제 월요일]

예수님 부활 사건의 표징을 자신들의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한 여인들의 내면 상태는 다양한 감정들이 교차했습니다.

① 두려움: 무엇보다도 여인들은 두려움에 휩싸였습니다. 인류역사상 전무후무한 경천동지할 부활 사건 앞에 여인들이 느낀 두려움입니다. 일종의 경외감이랄까요. 동시에 스승님께서 부활하셨다면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일이겠만, 혹시라도 자신들이 헛것을 본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에서 온 두려움입니다.

② 기쁨: 꿈에 그리던 스승님께서 되살아나심으로 인한 기쁨입니다. 영영 이별인 줄 알았던 그분과 다시 재회할 수 있다는 희망에서 오는 기쁨입니다. 그분께서 죽음을 물리치고 영광스럽게 부활하셨다는 데서 오는 충만한 기쁨입니다. 주님께서 고별사를 통해서 말씀하신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뺴앗지 못할 것이다.”라고 하신 예언의 성취로 인한 기쁨입니다.

③ 서두름: 이 기쁜 소식을 우리만 간직하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에서 온 서두름입니다. 어서 빨리 사도들에게, 주님께 의지하고 따랐던 수많은 사람에게 이 은혜로운 소식을 전해야겠다는 조바심에서 오는 서두름입니다.

이렇게 복잡미묘한 감정을 품고 달려가던 여인들 앞에 놀랍게도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마주 다가 오셨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꿈결조차 그리웠던 바로 그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십니다.

“평안하냐?”(마태오 복음 28장 9절)

얼마나 기쁨으로 충만했던지 여인들은 예수님 앞으로 다가가 엎드립니다. 더 이상 그분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에서 그분의 발을 붙잡습니다. 너무나 반가웠던 나머지 연신 그분께 절을 했습니다.

오늘도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의혹과 불신으로 가득한 우리를 향해 마주 다가오십니다. 살아생전 그 인자하고 자상한 눈빛, 세상 따뜻한 목소리로 우리의 안부를 물어봐 주십니다. “평안하냐?”

존경하는 송봉모 신부님의 부활 신앙에 대한 설명이 참으로 은혜롭습니다.

“부활 신앙은 세 가지를 믿는 것이다. 첫째, 예수님의 죽음을 이기고 다시 살아나심으로써 그분이 부활이요 생명의 주님이심을 믿는다. 둘째, 바로 그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시며 순례 여정을 이끌어주심을 믿는다. 셋째, 우리가 순례 여정을 마치는 날 우리의 영혼은 천국에 들어갈 것이요, 우리의 약하고 비천한 육신은 새로운 영광의 몸을 받을 것임을 믿는다.”(송봉모, 요한복음산책7, 평화가 너희와 함께, 바오로 딸)

이제는 하늘의 별이 되신 의정부 교구 전숭규 신부님의 부활의 진정한 의미를 설명하는 말씀 또한 마음에 새길만 합니다.

“부활은 건너갑니다. 죽음에서 생명으로, 재물을 섬기는 삶에서 하느님을 섬기는 사람으로, 이기적인 사람에서 베푸는 사람으로, 미워하고 증오하는 마음에서 용서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건너갑니다. 이 건너감의 끝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이 부활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