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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새 하늘 새 땅은 현재진행형입니다!

3월 28일[사순 제4주간 월요일]

지루하고 답답한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 우리를 향해 건네는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이 참으로 은혜롭습니다. 한 말씀 한 말씀이 얼마나 큰 위로인지 모르겠습니다. 꼭 그렇게 되리라 굳게 믿으며 희망을 잃지 말아야겠습니다.

“보라, 나 이제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리라. 예전의 것들은 이제 기억되지도 않고, 마음에 떠오르지도 않으리라. 그러니 너희는 내가 창조하는 것을, 대대로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보라, 내가 예루살렘을 ‘즐거움’으로, 그 백성을 ‘기쁨’으로 창조하리라.”(이사야서 65장 17~18절)

참 은혜로운 말씀인데도 불구하고 ‘새 하늘 새 땅’ 하니 즉시 떠오르는 그리 유쾌하지 않은 사이비 종교 집단들이 머릿속에 떠오르는군요. 특히 신천지! 한번 크게 타격을 입어 더 이상 웃기는 꼴을 안 봐도 되나 싶었는데, 그들은 마치 불사조 같습니다. 거대악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가 봅니다. 또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활개를 치기 시작합니다.

이 사탄의 무리는 팬데믹 시대, 발 빠르게 태세를 전환했답니다. 2021년부터 모든 예배나 세미나, 교육을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바꾸어, 작년 한 해 동안 약 2만 명에 육박하는 신도수의 성장을 기록했답니다.

눈을 부릅뜨고 경계해야 할 대상들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틈만 나면 토론석상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단기전략, 중장기 전략을 수립합니다. 성공 사례담을 나누면서 격려하고 포상합니다.

그들의 세운 전략은 우리 젊은이들 입장에서 너무나 달콤하고 다양합니다. 그리고 또 집요합니다. 요즘 어깨가 축 쳐진 우리 젊은이들이 들으면 한방에 ‘훅’ 넘어갈 다양한 미끼들이 수두룩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교묘한 방법으로 접근해오는 그들이 가르치는 바는 참으로 어이없습니다. 자기네 교회만이 유일한 구원의 방주라고 가르칩니다. 자기 교회의 교주는 곧 재림 예수 그리스도이랍니다. 그러니 모든 것을 다 팔아서 갖다 바치라고 외칩니다.

이제 지상천국 신천지가 도래했으니 부모 형제나 가족도 더 이상 필요 없다고 외칩니다. 이제 혈연을 모두 끊고 신천지에서 새로운 가족들과 함께 새 하늘 새 땅을 만끽하자고 초대합니다.

흔히 그들이 바라는 것은 순식간의 천지개벽입니다. 초스피드한 상황 전환을 기대합니다. 빠른 치유와 고통의 완화를 원합니다. 단 한 번에 인생의 대반전을 꿈꿉니다. 결국 고통과 십자가는 무시하고 만사형통과 승승장구만을 강조하는 값싼 신앙을 추구합니다.

그러나 우리 현실을 어디 그렇습니까? 근본적으로 부족한 우리입니다. 다양한 결핍과 한계를 지닌 우리입니다. 이 세상에서 우리가 겪는 죄와 결핍과 나약함은 지극히 당연하고 인간적인 일입니다.

우리에게 있어 새 하늘 새 땅, 결국 주님의 나라는 이미 와 있지만 완성되지는 않았습니다. 한 마디로 새 하늘 새 땅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우리는 모두 미완의 존재로서 완성의 땅, 새 하늘 새 땅인 주님의 나라를 향해 걸어가는 순례자들인 것입니다.

우리가 이 땅 위에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이상 완전하거나 완벽할 수가 없습니다. 살아있는 한 고통과 시련과 십자가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해방과 자유를 희망하지만 결핍되고 모자란 존재로서 매일의 눈물과 한숨을 감내해야 마땅합니다. 인생의 우여곡절을 기꺼이 견뎌내야 합니다. 때로 겪는 수모와 비참함과 굴욕감도 그러려니 마음 넓게 갖고 수용하며 살아갈 일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