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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백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죄는 독이요, 죄의 고백은 해독 행위입니다!

3월 26일 [사순 제3주간 토요일]

또다시 판공성사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어려운 시대, 고백소 앞에 길게 줄지어 서 계신 교우들의 모습, 반갑고 고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고백소에 들어가는 한 그리스도인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바리사이와 세리, 두 죄인을 비교하며 말씀하십니다.

그런 분들 가끔 있습니다. 진지하게 성찰하고 뉘우친 죄 고백은 뒷전입니다. 자화자찬을 줄줄이 늘어놓습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바리사이처럼 말입니다.

“오, 하느님! 제가 다른 사람들, 강도 짓을 하는 자나 불의를 저지르는 자나 간음을 하는 자와 같지 않고 저 세리와도 같지 않으니,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일주일에 두 번 단식하고 모든 소득의 십일조를 바칩니다.”(루카 복음 18장 11~12절)

고백성사의 내용으로서는 빵점입니다. 이어서 등장하는 인물 세리는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한 사무친 송구함에 얼굴을 들지 못합니다.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 엄두도 못냅니다. 그저 가슴을 크게 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바리사이는 아주 중요한 것 한 가지를 빠트렸습니다. 자신의 내면 상태, 현재 영혼의 상태에 대해서도 하나도 하느님께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외적인 것, 그저 표면적인 것, 그저 형식적인 것에만 온몸과 마음이 몰두해 있었습니다.

반면 세리를 보십시오. 그는 성전 앞으로 나아갈 엄두도 못 내고 성전 뒤편 기둥 뒤에 숨어 서서 몰래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절실한 참회와 회개의 표시로 진심으로 가슴을 쳤습니다. 이어서 그가 하느님께 던진 한마디의 말은 참회 기도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바리사이가 교만으로 가득 차 있었던 반면, 세리는 겸손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바리사이는 자신이 의인이라는 자의식으로 가득 차 있었던 반면, 세리는 자신이 죄인이라는 의식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 결과 두 인생은 완전히 역전됩니다. 한껏 자신을 들어 높인 바리사이는 하느님 앞에 부끄럽게 되었고, 최대한 자신을 낮춘 세리는 충만한 하느님 자비에 힘입어 성화되었습니다.

올해도 또 다시 고백소로 향하는 교우들을 위해 성인들의 말씀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고백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죄는 독이요, 죄의 고백은 해독 행위입니다. 다시 의로워지고 싶습니까? 그렇다면 죄를 고백하십시오.”(성 암브로시오 주교)

“여러분의 죄를 고백할 때 외적으로 드러난 죄만 고백하지 말고 모든 종류의 은밀한 죄까지 빠짐없이 고백하십시오. 그래야 여러분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풍성히 내릴 것입니다.”(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충실하고 솔직한 고백성사로 여러분의 마음을 텅 비워버리십시오. 그 텅 빈 마음에 하느님의 성령께서 자리하실 것입니다.”(성 마더 데레사 수녀)

“사랑하는 여러분, 은총의 샘인 고백성사로 돌아오십시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그리스도께서 몸소 여러분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분께서는 여러분을 치유하실 것이고, 여러분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평화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