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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결국 사랑만이 영원하며 사랑만이 모든 것을 이겨냅니다!

2월 20일 [연중 제7주일]

 

지난 세월 돌아볼 때마다 후회되는 일이 참 많습니다. 그때 딱 3초만 참았더라면. 그때 그 말을 하지 않았었더라면. 그때 아무 소리 말고 뒤돌아 나와 버렸더라면…하는 생각 참 자주 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다시피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고받는 다툼의 발단은 너무도 사소한 것입니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서부터 미움이 시작됩니다. 미움은 증오를 낳고 증오는 복수심을 낳습니다. 복수심은 결국 행동으로 옮겨져 상대방에게 깊은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은 사람은 또다시 복수의 칼날을 갈게 됩니다.

우리 안에 잠재된 강한 복수심, 용서하지 못하는 완고한 마음을 잘 파악하고 계셨던 예수님이셨기에 아예 바보처럼 살라고 권고하십니다. 상대방의 무례함 앞에 아예 응대조차 하지 말 것을, 복수심이나 증오심을 원천 봉쇄할 것을 요청하십니다.

‘마음 한번 돌리면 거기가 바로 천국입니다.’ 라는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의외로 천국 체험은 아주 작은 데서부터 시작합니다. 분노로 속이 부글부글 끓음에도 불구하고, 딱 3분만 참을 때 바로 거기서 천국은 시작됩니다.

우리의 지극히 이기적인 욕망을 조금만 자제할 때 거기서부터 천국은 시작됩니다. 아무리 화가 치밀어도 마음 한번 돌려 진정하는 것이 천국에 드는 길이며, 구원받는 길입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서 우리는 다시 한번 예수님 사고방식이나 행동양식은 우리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율법의 기본 원칙 중에 하나가 동태복수법입니다. 상대방이 내게 해준 그대로 나도 똑같이 처신한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내게 베푼 은혜에 대해서는 확실히 보답하고, 내게 끼친 피해에 대해서는 철저히 응징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 논리는 우리 논리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토록 자신을 저주하고 모함하여 죽음으로 몰고 간 사람들마저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시던 인내의 예수님이셨습니다.

때로 한번 참는 것, 크게 용서하는 것이 비굴한 처신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그러나 천만의 말씀입니다. 한 발자국 물러서는 일은 결국 덕을 쌓는 길입니다. 자아를 깨치는 길입니다. 자기 해방을 실현하는 길입니다.

결국 예수님 일생의 궁극적 결론은 사랑입니다. 이번 한 주간,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진정한 사랑, 원수마저 포용하는 큰 사랑, 죽음을 넘어서는 강렬한 사랑, 세월이 갈수록 더욱 깊어가는 강물 같은 사랑을 얻기 위해 힘쓰십시오.

결국 사랑만이 영원하며 사랑만이 모든 것을 이겨냅니다. 이웃 앞에 침묵한다면 사랑으로 침묵하십시오. 이웃 앞에 말을 한다면 사랑으로 말하십시오. 이웃 잘못을 고쳐준다면 사랑으로 고쳐 주십시오. 이웃을 용서한다면 사랑으로 용서하십시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