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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우리는 예수님의 얼굴에 비치는 강렬한 빛을 반영하는 얼굴의 소유자여야 합니다!

1월 3일 [주님 공현 대축일 후 월요일]

오늘 복음을 주제로 렉시오 디비나를 하던 중 유난히 제 눈길을 끄는 문장 두 개가 있었습니다. ‘어둠 속에 앉아있는 백성’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고장’입니다. 오늘따라 그 표현이 무척이나 가슴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어쩌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어둠 속에 앉아있는 백성’이요, 우리가 살아가는 장소가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고장’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오늘 우리는 여기저기서 거대 악과 거짓이 선과 진리를 가리는 참담한 현실을 두 눈으로 목격하고 있습니다. 그릇되고 편향된 거대 메스미디어가 선량한 국민들의 눈을 흐리게 만들고, 큰 혼동 속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이른바 ‘기레기’들의 선동과 농간이 하늘을 찌릅니다.

진실만을 보도해야 할 언론이 공룡의 모습으로 등장해 국민들을 우롱하고 어둠으로 몰고 가고 있습니다. 희대의 바보 멍청이를 영웅으로 둔갑시키고, 유능하고 정직한 지도자를 끌어내리지 못해 안달입니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고장’ 표현 역시 가슴을 치게 만듭니다. 얼마나 많은 이웃들이 죽음의 그림자에 휩싸여있는지 모릅니다. 죽음의 문화가 우리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원인을 찾아 올라가 보면,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초고속 경제성장, 천박한 자본주의, 극단적 물질만능주의와 개인주의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한 후보의 말씀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일자리 창출이 다음 정부에게 요구되는 큰 화두인데, 일자리를 창출하는 노력 가운데, 홀로 외롭게 쓸쓸히 시들어가는 이웃들을 찾아가서, 그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 억울한 사정을 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일자리 창출, 얼마나 의미 있는 노력이겠느냐는, 제안이었습니다.

그 옛날 짙은 어둠 속에 앉아있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큰 빛을 보았습니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고장에 앉아있던 이들에게 큰 빛이 떠올랐습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빛이 필요합니다. 적당한 빛이 아니라 강렬한 빛, 생명과 구원을 가져다주는 빛, 탄생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빛이 필요합니다.

어쩌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 모두는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비치는 강렬한 빛을 반영하는 얼굴의 소유자여야 합니다. 그래야 어둠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우리의 환한 얼굴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빛을 보여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