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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웃 사랑의 실천은 날이 궂으나 좋으나, 기회가 좋던지 나쁘던지, 꾸준히 지속되어야 마땅합니다!

10월 29일 [연중 제30주간 금요일]

수종병(水腫病)은 혈액 가운데 액체 성분이 신체 특정 부위에 가득 차 몸이 붓는 질환입니다. 환자는 끝없는 갈증에 시달리는데, 갈증을 해소시키기 위해 물을 마시면 더욱 목이 말라지고 증세는 심해진다고 합니다.

의학이 발달된 오늘날에야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고 대처하면 치료가 가능한 일이지만, 예수님 시대 당시 수종병에 걸렸다 하면 치명적이었습니다. 여기저기 몸이 부어오르니, 그런 상황을 바라보는 본인이나 가족들의 마음을 한없이 찢어졌겠지요.

온 몸이 여기저기 엄청나게 부어오르는데, 마땅한 치료제도 없이, 아무런 회복의 가능성도 없이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던 수종병자였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는 예수님 가까이 더 가까이 나아왔던 것입니다.

당신 양떼가 겪는 고통은 곧 당신의 고통이었던 자비하신 예수님께서 절대로 수종 병자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예수님 따뜻하고 부드러운 손길이 자동으로 그에게 펼쳐졌습니다. 친히 그의 손을 잡고 치유의 은총을 베푸신 후, 집으로 돌려보내셨습니다.

그런 다음 꼬투리를 잡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있던 율법 교사들과 바리사이들을 향해 예리한 성찰꺼리 하나를 던지시며 그들의 입을 막아버리셨습니다.

“너희 가운데 누가 아들이나 소가 우물에 빠지면 안식일일지라도 바로 끌어내지 않겠느냐?”(루카복음 14장 5절)

그 잘난 안식일 규정이라는 덫에 스스로 포박되어, 쫌생이요 찌질이처럼 살아가던 율법 교사들과 바리사이들을 향한 예수님의 질타는 오늘 우리에게도 적용되는 말씀입니다.

“안식일에 병을 고쳐주는 것이 합당하냐, 합당하지 않으냐?”(루카복음 14장 3절)

혹시 우리 역시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고통 받는 이웃들을 향한 나눔이나 사랑의 실천을 끝도 없이 뒤로 미루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주일이니, 오늘은 컨디션이 안 좋으니, 오늘은 날씨가 너무 악천후니, 오늘은 기분이 영 꿀꿀하니 다음에 해야지…그러다가 평생 그렇게 살아갈 것입니다.

고통 받는 이웃들, 절박한 동료 인간들을 대상으로 한 이웃 사랑의 실천은 날이 궂으나 좋으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기회가 좋던지 나쁘던지, 하루 삼시 꼬박꼬박 밥을 챙겨먹듯이 계속되어야 마땅합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