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회원가입
칼럼

적극적이고 관대한 나눔을 일상적으로 실천하는 부자들을 향한 주님의 상급이 클 것입니다!

10월 10일[연중 제28주일]

어느 정도 재산이 있어야 부자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과거에는 일억 원만 있어도 부자라고 어깨 피고 다녔는데, 요즘은 어디 가서 명함도 제대로 못 내밉니다.

최근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얼마가 있어야 부자라고 할 수 있을까요?’라는 설문조사의 결과가 어떠했는지 아십니까? 40억이랍니다.

그러나 40억은 꿈같은 희망사항일 뿐이고, 대한민국 부자의 기준(재난지원금 계급표)에 따르면, 나름 부자라고 할 수 있는, 상위 12퍼센트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연봉 5,000만 원정도가 되어야 한답니다.

그런데 주변을 유심히 살펴보면 부자에도 여러 유형의 부자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까무러칠 정도의 막대한 은행 잔고를 보유한 부자가 있는가 하면, 그리 넉넉하지 않아도 언제나 마음이 풍요롭고 여유로운 영혼의 부자, 마음의 부자가 있습니다.

재물이라는 것, 참으로 묘한 것 같습니다. 우선 재물이란 것,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경제력을 지니고 있어야 가족들 앞에 얼굴도 서고, 적극적인 이웃 사랑도 실천할 수 있습니다. 인간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품위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도구가 재물인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지나친 바가 없지 않습니다. 눈만 뜨면 돈돈! 입니다. 입만 열면 돈돈!입니다. 돈 외에도 더 크고 의미 있는 가치들이 부지기수인데, 완전 무시합니다. 그렇게 노력한 결과 엄청난 재물을 탑을 쌓아올립니다.

그렇게 발버둥 치던 어느 순간, 그는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이제 나는 곧 떠나가게 되는데, 그토록 애써 쌓아올린 저 재물들은 어떡하지? 재물이라는 것, 결코 영원한 것이 아니었는데, 별것 아니었는데, 왜 그렇게 목숨 걸었을까? 왜 좀 더 나누지 못했을까?”

평생 돈이 최고라고 외치고 다녔기에, 자녀들이나 주변 사람들도 돈을 최우선 가치로 여길 것입니다. 다들 유산 가운데 어떻게 하면 좀 더 많은 몫을 챙길까에만 혈안이 되어 있지, 떠나가는 자신은 거들떠보지 않을 것입니다. 하루하루 쇠락해가며 흐려져만 가는 자신을 내팽개쳐놓고 다들 떠나갈 것입니다. 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요?

오늘 예수님께서 부자들을 향해 강력한 경고 말씀을 건네십니다. “애들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마르코 복음 10장 24~25절)

부자라고 해서 다 똑같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경고하시는 부자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나눌 줄 모르는 부자들입니다. 재물 좀 있다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뻐기지만, 어려운 사람들과 단 한 푼 나눌 줄 모르는 수전노 같은 부자들을 향해 오늘 예수님께서 옐로우 카드를 내미신 것입니다.

재물이라는 것, 참으로 좋은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주신 선물입니다. 열심히 성실하게, 정직하게 최선을 다해서 축척한 부에 대해서는 주님께서 축복하시고 크게 기뻐하실 것입니다. 여유분에 대한 적극적이고 관대한 나눔을 일상적으로 실천하는 부자들을 향한 주님의 상급이 클 것입니다. 그들은 지상에서나 천상에서나 참된 행복을 누릴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