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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혈연을 통한 가족도 중요하지만, 주님과 말씀을 중심으로 한 신앙 공동체 가족 역시 중요합니다!

10월 9일 [연중 제27주간 토요일]

예수님의 가르침은 기존의 율법 교사들이나 종교 지도자들과는 가르침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신선했고 흥미로웠습니다. 고리타분한 설교에 식상해하고 있던 군중은 예수님의 말씀 앞에 크게 환호하고 박수를 쳤습니다.

그러나 어떤 예수님 말씀은 너무나 심오했던 나머지 이해의 폭이 좁았던 군중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건네신 말씀이 대표적인 것입니다.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루카복음 11장 27절) 라고 외친 한 여인의 탄성 앞에 예수님께서는 군중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답변을 꺼내셨습니다.

예수님의 어머니 성모님을 극찬하는 여인의 발언 앞에, 제가 예수님이었다면 아마 이렇게 답변했을 것입니다. “맞습니다. 저희 어머님, 정말 참 신앙인 중의 신앙인이십니다. 저를 낳으셨고 양육하시느라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모릅니다. 어머니가 계셨기에 오늘 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반응은 뜻밖이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듣고 있던 군중의 오해를 살 여지가 충분한 말씀이었습니다. 어쩌면 스캔들이 될 만한 발언이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투덜거렸을 것입니다. “부모 공경은 십계명 중에서도 중요한 계명인데…저 정도면 불효자가 아닌가?”

천만의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는 예수님의 말씀은 오히려 성모님을 극구 칭송하는 말씀입니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 가운데 성모님처럼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고 지킨 분은 다시 또 없기 때문입니다. 따지고 보니 성모님이 가장 행복한 사람임이 틀림없습니다.

오늘 예수님 말씀의 진의(眞意)는 어머니 성모님을 폄하하거나 무시하기 위한 것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평생토록 하느님 말씀에 철저하게 순종하셨고 그 말씀을 자신의 삶 속에서 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실천하신 성모님을 칭송하는 말씀인 동시에…

이 말씀을 통해서 예수님께서는 세상을 향해 활짝 열린 그리스도교의 개방성, 확장성을 강조하고 계십니다. 혈연을 통한 가족도 중요하지만 주님과 그분의 말씀을 중심으로 한 신앙 공동체 가족 역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치고 계십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