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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파괴하시고 멸망시키시는 주님이지만, 울부짖는 당신의 자녀들을 가련히 여기시는 주님입니다!

10월 7일[연중 제27주간 금요일]

인간을 너무나 사랑하시는 주님께서는 인간의 배신과 반역을 못견뎌하십니다. 인간이 당신 말고 다른 곳으로 더 많은 눈길을 주는 것을 분노하십니다. 끝까지 돌아서지 않는 인간, 타락과 죽음의 길을 걸어가는 인간을 보고 마침내 파괴와 멸망을 선포하십니다.

“아, 그날! 정녕 주님의 날이 가까웠다. 전능하신 분께서 보내신 파멸이 들이닥치듯 다가온다. 어둠과 암흑의 날, 구름과 먹구름의 날이다. 여명이 산등성이를 넘어 퍼지듯, 수가 많고 힘센 민족이 다가온다. 이런 일은 옛날에도 없었고, 앞으로 세세 대대에 이르도록, 다시 일어나지 않으리라.”(요엘 예언서 1장 15절, 2장 2절)

그러나 파괴하시고 멸망시키시는 주님이지만, 울부짖는 당신의 자녀들을 가련히 여기시는 주님입니다. 엄청난 시련을 보내시지만, 시련을 보내는 그분의 마음 저변에는 우리를 극진히 사랑하는 마음, 끝까지 보살피시려는 애틋한 마음이 깔려있습니다.

이렇게 우리 안에서는 창조-타락-파괴-재창조의 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도 가끔씩 완전한 파괴와 멸망은 아니지만, 삶 속에서 작은 파괴와 멸망을 경험합니다.

견딜 수 없는 수치와 작은 죽음을 체험합니다. 그런 순간 우리는 반드시 기억해야겠습니다. 그 작은 파괴와 멸망, 고통과 죽음은 우리를 완전히 새롭게 재창조하고자 하시는 주님의 손길이요 배려라는 것을.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는 대체로 나태해진 우리를 향한 충격요법 가운데 하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따라서 갑작스런 외부로부터의 충격이 다가올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충격을 우리를 향한 극진한 하느님 사랑의 표시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을 재창조하기 위한, 우리를 더욱 성장시키기 위한 하느님 은총의 표시로 보시면 정확합니다.

다양한 형태의 고통과 십자가, 상처와 실망이 다가올 때 마다 한번 생각하십시오. 인간의 삶은 절대로 완전하지 않습니다. 완벽할 수 없습니다. ‘불완전한 삶의 축복’을 깨닫도록 노력하십시오.

부족해야, 불완전해야, 병약해야, 거기에 하느님 자비의 손길이 다가갑니다. 미숙하고 불쌍함으로 인해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받게 됩니다. 역설적이게도 우리의 미성숙이 하느님의 축복을 불러옵니다.

세상을 해결해야할 ‘문젯거리’로 바라보지 마십시오. 그보다는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의 신비에 마음을 활짝 여십시오. 하느님께 새로운 눈을 청하십시오. 머지않아 그 모든 문젯거리들이 하느님 사랑으로 변화되는 것을 생생하게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