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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말씀과 삶 사이의 적절한 균형과 조화!

9월 18일 [연중 제24주간 토요일]

대선 후보로 나서겠다는 분의 계속되는 망언이 세간의 화제입니다. ‘손발 노동? 그것은 이제 인도도 안한다.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다.’ 신성한 육체노동을 향한 그의 천박하고 저급한 시각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망언이라고 하겠습니다.

그에게는 정치지도자로서 가장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덕목인 이웃 국가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 보편 인류애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다는 것을 은연 중에 드러낸 발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도 공생활을 시작하시기 전까지 나자렛의 목공소에서 손과 발을 이용해 열심히 가구를 제작하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교회는 틈나는 대로 육체노동의 고귀함을 강조해왔습니다.

저 역시 요즘 틈만 나면 하는 일이 손과 발을 이용한 육체노동입니다. 청소, 빨래, 건물 관리, 예초, 벌목, 쓰레기 분리수거 등등…

손발 노동을 해보니 육체노동이 우리 사회와 공동체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 일이고 의미 있는 일인지를 실감합니다. 쓰레기 수거하시는 분들 한 며칠 쉬시면 도시 전체가 대혼란에 빠질 것입니다.

농사짓는 분들의 노고는 또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 모릅니다. 그분들이 풍성한 소출을 기대하며, 이른 봄부터 좋은 토양을 조성하려고 각고의 노력을 하시는 모습은 정말이지 눈물겹습니다.

좋은 토양, 백배의 열매, 말은 쉬운데…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불가능한 일입니다.

날라리나 사이비 신자들이 신앙생활 안에서 드러내는 전형적인 한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그럴듯한 말뿐이지 실천이나 결실이 없습니다. 반면에 성숙한 그리스도 신앙인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특징이 한 가지 있습니다. 말씀과 삶 사이의 적절한 균형과 조화입니다.

물론 우리 모두 너나 할 것 없이 부족하고 나약한 인간인지라, 듣고 배우고 익힌 말씀을 있는 그대로 자신의 삶속에서 백퍼센트 적용하며 살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예수님께서 건네시는 경고의 말씀 앞에서는 마음이 찔려 반성을 합니다. 때로 부끄러움도 느끼며 자신의 부족함을 가슴 칩니다. 지극히 작은 것이라도 나누고자 애를 씁니다.

이런 분들은 주님께서 칭찬하시는 좋은 토양을 갖춘 분들이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언젠가 주님 대전에서 그간의 노력들을 백배 천배로 보상받으실 것입니다. 오늘 어떻게든 다시 한 번 우리 영혼의 토양을 갈아엎고 보살펴 주님 마음에 드는 좋은 땅으로 만들어 나가야하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