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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베드로와 사도들이 버린 것은 사실 지극히 작고 하찮은 것들이었습니다!

8월 17일 [연중 제20주간 화요일]

오늘 부자들을 향한 예수님의 경고 말씀은 섬뜩할 정도로 강경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낙타, 바늘구멍과 같은 과장법까지 동원하시면서 재물을 홀로 독점하지 말고 나눌 것을, 더 나아가서 과감하게 초월할 것을 요구하십니다.

“내가 다시 너희에게 말한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마태오 복음 19장 24절)

예수님께서는 독점하는 재물, 부적절한 방법으로 축척된 재물이 구원과 영원한 생명에 큰 걸림돌이 될 것임을 명확히 알고 계셨던 것입니다.

곰곰이 돌아보니 재물은 우리 시대 우상을 넘어 하느님의 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고 말았습니다. 돈의 달콤한 매력에 흠뻑 빠져든 사람들은 이성을 상실하고, 인간성도 잃어버린 채, 오로지 돈돈하며 짐승처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천문학적인 재물의 축척 외에 다른 대상들은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그들에게 신앙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하느님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를 해보십시오. 즉시 콧방귀를 끼거나 비웃을 것입니다. 가난한 이웃들과의 나눔? 가족애, 우정? 무가치한 일로 여길 것입니다. 돈의 노예가 된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강하게 질타하시는 대상은 그냥 부자들이 아닙니다. 돈의 노예가 된 부자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재물 자체를 폄하하신 것이 아닙니다. 돈을 권력이요 무기로 삼는 사람들, 오로지 돈밖에 모르며 돈이 최고라고 외치는 사람들을 향해 경고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향해서만 버리고 비울 것을 강조하지 않으셨습니다. 당신께서 먼저 본보기를 보여주셨습니다. 그분께서는 부유하시면서도 우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셨습니다. 그 가난으로 우리를 부유하게 해주셨습니다.

그 결과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 그 어떤 유혹, 그 어떤 대상에도 매이지 않으시고 대자유를 만끽하셨습니다. 그 힘으로 한 점 사심도 없이, 오로지 하느님 아버지의 뜻만을 찾으며 열정적으로 복음 선포의 길을 떠나셨습니다.

베드로와 사도들이 버린 것은 사실 지극히 작고 하찮은 것들이었습니다. 낡은 조각배, 닳을 대로 닳아버린 그물, 몇 개 안되는 낚싯대…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포기를 결코 하찮게 여기지 않으셨습니다. 그들이 크나큰 사랑으로 그렇게 했다는 것을 아셨기 때문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