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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최고봉에 서 있으면서도 자신의 나약함과 부족함을 잊지 않을 때, 찬란한 성덕은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8월 16일 [연중 제20주간 월요일]

부적격한 지도자들, 언행일치가 안 되는 지도자들, 자기관리 등 기본도 안 되는 지도자들로 인해 얼마나 많은 백성들이 끔찍한 고통을 겪었습니까? 한 자리 차지하면 갑자기 신(神)이라도 된 듯이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아랫사람들을 억압하는 지도자들, 이제는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리더, 백성들을 아끼고 섬기는 지도자, 자신에게 주어진 권위를 봉사를 위해서 사용하는 지도자의 시대가 왔습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멋진 국왕이 한 분 있습니다. 헝가리의 성 스테파노(975∼1038)입니다. 그는 성덕이 왕좌에 숨어있을 수도 있으며, 걸인의 의복 안에 숨어있을 구도 있음을 우리에게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인간적 위대함의 최고봉에 서 있으면서도 자신의 나약함과 부족함을 잊지 않을 때, 반대로 가장 비참한 곤궁 중에서도 그러한 상황을 기꺼이 수용하고 사랑할 때 찬란한 성덕은 자연스럽게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그는 다른 무엇에 앞서 무척이나 청빈했습니다. 왕으로서 화려한 복장을 피하고 아주 소박하고 단출한 옷을 즐겨 입었습니다. 백성의 필요성에 언제나 활짝 열려있었기에 굶주리던 백성들을 위해 왕실의 곳간을 활짝 열어 아낌없이 자선을 베풀었습니다.

자신의 왕관을 하느님께 봉헌했으며 자신의 손에 맡겨진 헝가리 왕국 안에 하느님의 왕국을 건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또한 세상과 하느님 나라를 자신의 생애 안에 잘 조화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더불어 신앙과 삶, 기도와 활동 사이에 균형을 유지했습니다. 이런 면에서 그는 현대 성인의 선구자요 리더의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스테파노가 아들 에메리코에게 보낸 편지 안에는 그의 탁월했던 신앙심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 천천히 읽어보면 아들에게만 쓴 것이 아니라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 오늘을 살아가는 바로 나를 위해 남긴 편지라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더불어 이 땅의 모든 지도자들이 귀를 기울여야할 성왕 스테파노의 유언입니다.

“사랑하는 아들아, 잘될 때 교만해지지 말고 역경에 처할 때 실망하지 않도록 굳건한 사람이 되어라. 하느님께서 현세와 후세에 너를 높여주시도록 네 자신을 낮추어라. 중용지덕을 지니도록 하여라. 어떤 사람이건 너무 지나치게 처벌하거나 단죄하지 말아라. 온유한 사람이 되어 정의를 거스르는 것을 피하여라. 성실히 처신하되 누구에게도 수모를 주지마라. 정결한 사람이 되어 죽음의 충동인 사악한 유혹을 피하라. 이와 같은 것들이 왕관을 씌워주는 덕행들이다. 이런 덕행이 없다면 이 지상에서 제대로 왕직을 수행하지 못하고 영원한 나라에 도달하지 못한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