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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성모님이란 교회의 둘도 없는 보배이자 빛나는 별을 낳아주신 요아킴과 안나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7월 26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부모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기념일]

최근 반복되어 강조된 복음 말씀의 주제가 좋은 땅, 좋은 열매였습니다. 땅 주인이 신경 하나도 쓰지 않은 불모지에서는 절대로 좋은 나무가 자라고 많은 열매를 맺지 못합니다. 퇴비를 넉넉히 뿌리고, 갈아엎고 또 갈아엎은 비옥한 땅에서 좋은 결실을 맺는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이런 면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탁월한 신앙인, 가장 모범적인 신앙인이셨던 성모님 역시 영적으로 가장 잘 준비된 가정을 배경으로 탄생하셨고 성장하셨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 사실입니다.

교회는 초 세기부터 성모님의 부모님이신 요아킴과 안나, 이 두 성인을 각별히 공경해왔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성경에는 요아킴과 안나에 대한 언급이 일체 등장하지 않습니다. 다만 전승을 통해서 두 분의 생애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성모님의 부모님은 성모님 못지않게 겸손한 분들이셨고, 언제나 기도와 침묵 속에 하느님의 뜻을 찾아나갔던 모범적인 신앙인이셨다는 반증이 두 성인에 대한 부족한 자료라고 확신합니다.

아버지 요아킴은 나자렛 출신으로 존경받는 신앙인이었습니다. 어머니 안나는 베들레헴 출신의 신심 깊은 여인이었습니다. 두 분은 열심한 신앙인이었지만 연세가 들도록 자녀가 없었습니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던 요아킴은 자녀를 청하기 위해 광야로 들어갔고, 40일간 단식하며 기도를 했습니다. 안나 역시 집에 남아서 탄식하며 기도를 바쳤습니다. 두 분의 기도가 얼마나 간절했던지 마침내 주님께서 응답을 들어주셨습니다.

천사가 안나에게 나타나 온 세상에 이름을 떨칠 아기를 낳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안나는 아기가 태어나면 하느님께 봉헌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광야에서 기도하던 요아킴 역시 안나와 비슷한 환시를 받고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요아킴이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안나는 성문 앞까지 마중을 나갔습니다. 두 분은 서로 부둥켜 않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드디어 출산 날이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아이를 출산하고 보니, 결과는? 기대했던 아들이 아니라 딸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많이 실망했지만, 마음을 바꿔먹었습니다. 하느님께 깊이 감사드리면서, 아기에게 마리아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또 하느님께 봉헌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마리아가 세살이 되었을 때, 예루살렘 성전에 데려가서 그곳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맡겼습니다.

신심이 깊고 출중했던 요아킴과 안나는 지극정성으로 마리아를 양육했고 교육시켰을 것입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큰 선물을 잘 받아들이고, 끝까지 그 선물을 잘 안고 갈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시켰을 것입니다.

성모님의 고향인 나자렛은 낙후된 지역 갈릴래아에서도 아주 후미진 곳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었습니다. 전체 인구를 다 합해봐야 4백명 정도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당시 로마 제국의 식민지배를 받고 있었습니다. 우리 민족도 일제 강점기를 체험해봤기에, 당시 유다인들이 얼마나 힘겹게 살았는지, 나자렛의 마리아 역시 얼마나 팍팍한 삶을 살았었는지에 대해서는 즉시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이 보잘 것 없는 산골 소녀 마리아를 총애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에 내려오실 당신의 통로이자 사다리로서 나자렛의 마리아를 선택하신 것입니다.

작은이들을 극진히 사랑하시고 당신 구원 사업의 도구로 선택하시는 하느님께, 그리고 성모님이란 교회의 둘도 없는 보배이자 빛나는 별을 낳아주신 요아킴과 안나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