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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상 사람들은 우리의 빛나는 얼굴을 보고, 하느님의 얼굴을 발견하며, 아버지를 찬양하고 있습니까?

6월 8일 [연중 제10주간 화요일]

저희 살레시오회 총회 때마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반복해서 강조하는 주제 한 가지가 있습니다. ‘삶을 통한 증거’입니다.

“모든 살레시오 회원들의 일상적 삶, 언행, 영적 생활, 일거수일투족에서 돈보스코를 드러내십시오. 그리하여 청소년들이 살레시안들의 얼굴에서 돈보스코의 얼굴을 발견하게 만드십시오.”

오늘 예수님께서도 동일한 맥락의 말씀을 우리에게 건네고 계십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마태오 복음 5장 14~16절)

오늘 우리의 얼굴을 어떤 상태입니까? 우리의 얼굴은 찬란한 예수님의 얼굴을 반영해서 광채가 나고 있습니까? 세상 사람들은 우리의 빛나는 얼굴을 보고, 하느님의 얼굴을 발견하며, 아버지를 찬양하고 있습니까?

한번씩 새벽에 세수를 하다가 화들짝 놀랄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수도자로서 충만한 영성생활의 결과 빛나는 얼굴이 거울 속에 들어있어야 마땅한데, 때로 무시무시한 좀비 영화 주인공 같은 얼굴을 대면할 때가 많습니다.

가끔씩 빛나는 얼굴로 빛나는 삶을 살며 빛나는 길을 걸어가는 사람을 만납니다. 그가 발산하는 빛에 사람들은 눈부셔하며 기뻐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 자신 안에 깃든 어둠에 부끄러워하기도 합니다.

그가 빛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두툼한 24K 금목걸이를 차고 있어서 일까요? 아니면 큼지막한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고 있어서일까요? 그도 아니면 매일 아침 깨끗이 씻고 닦고, 최고급 피부샵에서 지극정성의 관리를 받아서일까요?

오늘 이 시대 우리에게는 외적인 빛도 필요하지만 더욱 절실히 필요한 것은 내적인 빛, 다시 말해서 진리의 빛, 곧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진정한 빛남은 외적인 측면을 뛰어넘는 것이 분명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의 삶 한 가운데 자리하시기에 그분의 현존으로 인해 광채를 발하는 그런 빛남, 주님의 성령께서 그의 내면을 가득 채우고 계시기에 세상 그 무엇도 아쉽지 않은 그런 빛남, 매일 생명의 빵인 성체를 정성껏 받아 모심으로 인해 또 다른 거룩한 성전이 됨으로 인한 빛남이겠지요.

사실 이 땅에 육화강생하신 예수님이야말로 ‘세상의 빛’과 같은 존재셨습니다. 그런데 이제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을 포함해서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을 향해 또 다른 ‘세상의 빛’이 되라고 초대하십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