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회원가입
칼럼

내 기쁨은 주님, 나는 그 길을 따라 주님께 달려가네!

5월 14일 [성 마티아 사도 축일]

기쁨의 종류가 참 다양한 것 같습니다. 물론 일차적 욕구 충족에서 오는 인간적이고 세상적 기쁨, 육체적이고 세상적인 기쁨도 충분히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기쁨은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기쁨입니다.

개인적으로 언제 진정으로 참 기쁨을 느꼈던가 돌아봅니다. 즐기는 운동이나 취미활동에 몰입할 때의 기쁨도 컸습니다. 목표했던 바를 성취한 것에 대한 기쁨도 컸습니다.

그런데 더 큰 기쁨이 있었습니다. 스스로의 약점이나 한계를 조금씩 극복해 나가는데서 오는 기쁨, 좀 더 쉽게 포기하고 내려놓을 수 있게 된 데서 오는 기쁨, 손톱만한 봉사지만 이웃들에게 작은 기쁨을 선물할 수 있다는 데서 오는 기쁨, 사목적 헌신과 그 결과에 따른 보람에서 오는 기쁨…

결국 참된 기쁨은 육체적인 기쁨, 세상적인 기쁨을 넘어서는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존재의 심연에서 느끼는 기쁨, 마음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기쁨, 영혼과 정신의 기쁨이야말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최종적으로 추구해야 할 기쁨이 아닐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기쁨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 (요한 복음 15장 11절)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란 표현 참으로 놀랍지 않습니까? 우리 존재 자체가 주님께 기쁨이랍니다. 그분께서 간절히 바라시는 바가 기쁨 충만한 우리의 삶이랍니다.

성경 전반을 감싸고 있는 분위기는 기쁨과 환희입니다. 한 인간이 구원과 자유를 선물로 주시는 주님을 만나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이 어디 있을까요?

구원과 사랑이 선포되고 체험되는 곳에서는 기쁨이 샘솟습니다. 우리는 교회 전례 주년을 살아가면서 다양한 축제를 지냅니다. 예수님 관련 축일들, 성모님 축일들, 여러 성인들의 축일…이런 축일들은 우리 그리스도교 교회 안에서 기쁨이 얼마나 본질적인 측면인지를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성경에 따르면 기쁨은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은총이며, 성령의 열매이며, 주님의 현존과 다스림이 가져다주는 행복입니다. 기쁨은 인간을 자유롭게 해주는 동시에 충만케 해줍니다. 인간을 고무시키고 치유시킵니다. 인간 스스로를 완성시켜나가게 합니다.

오늘 우리 공동체는 어떠한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공동체 안에 기쁨이 있습니까? 구성원들은 충만한 기쁨으로 가득 차 있습니까? 그 기쁨은 서로를 지지하고 격려하며 생명력을 부여하고 있습니까?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존재 자체로 기쁨의 원천이 되고 있습니까?

“내 기쁨은 주님, 나는 그 길을 따라 주님께 달려가네. 기쁨은 주님께 다가갈 수 있도록 나를 돕기 때문에, 그 길은 아름답다네. 주님께서는 자비를 베푸시어 아무 주저없이 내게 당신을 계시하시네. 그분은 친구처럼 자신을 낮추시네. 내가 그분께 기댈 수 있도록 그분은 나와 같은 존재 되시네. 그분은 나의 자비시므로 그분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절망에 빠지지 않는다네.”(솔로몬의 찬미가)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