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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우리를 안전하게 보호해줄 보호자 성령께서 늘 우리와 동행하십니다!

5월 10일 [부활 제6주간 월요일]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우리를 안전하게 보호해줄 보호자 성령께서 늘 우리와 동행하십니다!

큰 수술 받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할 과정이 있습니다. 보호자의 동의와 서명입니다. 수술대에 오르는 환자 입장에서 누군가가 보호자가 옆에 있다는 것 얼마나 마음 든든한 일이겠습니까?

사고뭉치 아이들의 보호자로 사목할 때의 일들이 기억납니다. 제 마음은 언제나 어떻게든 이 아이들 잘 보호해줘야겠다는 사명감으로 불타올랐습니다. 아이들의 든든한 언덕이 되어주고, 어떻게든 아이들을 잘 양육하고, 아이들의 기를 살려주고, 끝까지 동행해줘야겠다는 책임감도 확고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파출소나 경찰서 참 많이 들락거렸습니다. 죄송하다고, 앞으로는 잘 보살피겠노라고, 이번 한번만 선처해주시라고, 다짐도 하고 각서도 쓰고 그랬습니다. 따지고 보니 ‘보호자’란 말이 참 좋습니다. 생각만 해도 마음이 든든해집니다.

혹시 지금 누구의 보호를 받고 있습니까? 아니면 누구를 보호해주고 있습니까? 인간 세상에서의 보호자, 노력한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가 나를 영원히 보호해줄 것 같지만 결코 영원하지 않습니다. 때로 그도 곤경에 처하기도 하고, 점점 노쇠해지고, 오히려 처지가 역전되어 내가 그를 보호해줘야 할 경우도 생깁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참으로 큰 행운아들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완벽하지 않고 흔들리는 보호자로 인한 근심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우리에게는 세례를 통해 더할나위 없이 든든하고 완벽한 보호자를 얻게 됩니다.

이 세상에서는 물론 또 다른 세상에서도,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우리를 안전하게 보호해줄 보호자 성령께서 늘 우리와 동행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진리의 영이십니다. 혼돈과 무질서 속에 살아가는 우리, 늘 흔들리고 방황하는 우리에게 어느 길이 참된 길, 생명의 길, 영원한 길, 구원의 길인지를 명확히 알려주시는 영이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성령의 존재와 역할에 대해서 언급하십니다. “내가 아버지에게서 너희에게 보낼 보호자, 곧 아버지에게서 나오는 진리의 영이 오시면, 그분께서 나를 증언하실 것이다.”(요한 복음 15장 26절)

성령께서 우리 안에 힘차게 활동하실 때 기적 같은 변화를 직접 여러분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지옥 같은 현실이 살아볼만한 현실로 변화될 것입니다. 미움 덩어리였던 이웃이 사랑 덩어리로 변화될 것입니다.

그런데 뜻밖의 선물인 성령의 도움은 아무런 노력 없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목숨 걸고 열심히 기도해야 주어집니다. 충만한 영성생활의 가장 큰 독소들인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 ‘분노’ ‘질투심’ ‘완고함’ ‘물질만능주의’를 극복해야 가능합니다. 성경을 손에 들어야, 영적생활에 맛을 들여야 시작됩니다.

주님의 성령께서 우리 내면을 가득 채울 때 우리는 이 세상 그 어디서도 얻지 못할 참 평화를 누릴 수 있게 됩니다. 이 세상 그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삶, 바람이 일어도 바람에 넘어가지 않는 안정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천국은 이 세상이 끝난 뒤에 시작되는 곳이 결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천국은 성령께서 주시는 깨달음의 결과인 잔잔한 평화와 은은한 기쁨, 진정한 화해와 용서, 일치와 나눔이 이루어지는 내 안에서 시작되는 곳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