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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키 작은 사람이라도 거인의 어깨에 올라앉으면 거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5월 7일 [부활 제5주간 금요일]

성덕(聖德)이란 나이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성(聖) 도미니코 사비오(1842~1857)는 우리에게 잘 보여주었습니다. 그가 첫영성체 때 한 결심을 한번 보십시오. 기가 막힙니다.

“앞으로 나의 친구는 예수님과 성모님이다. 차라리 죽을지언정 죄를 짓지 않겠다.”

1854년 도미니코 사비오를 처음 만난 돈보스코 역시 깜짝 놀랐습니다. 나중에 이런 증언을 남겼습니다.

“나는 그의 영혼 안에서 성령께서 활동하고 계심을 느꼈다. 하느님의 은총이 이미 이 어린 영혼 안에서 일하시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돈보스코가 한 ‘우리 모두 성인(聖人)이 되자.’는 주제의 강론을 듣고 난 도미니코 사비오는 며칠 후 돈보스코를 찾아가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돈보스코! 제 안에 갈망이 하나 있습니다. 저는 성인이 되고 싶습니다. 그간 저는 성인이 되는 것이 그렇게 쉽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기쁘게 지내면서도 성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정말로 성인이 되고 싶습니다.”

도미니코 사비오의 결심을 듣고 난 돈보스코는 크게 기뻐하면서 그가 계속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격려해주었습니다.

“도미니코 사비오! 주님께서 우리에게 가장 간절히 원하시는 바는 그리 복잡하지 않단다. 일상의 작은 규칙들을 잘 지키는 것, 그리고 항상 기쁘게 지내는 것이란다. 그리고 지금 네가 하고 있는 공부와 기도에 충실하고 친구들과 잘 놀고 어울리는 것, 그게 전부란다. 그리고 너는 아직 어리니 나이에 맞지 않는 힘든 보속은 피하고, 기도도 너무 길지 않게 하면 좋겠다. 주님께서 네게 바라시는 보속은 순명이란다. 앞으로 너는 내말을 충실히 따르기만 하면 된단다.”

돈보스코의 제안이 살짝 마음에 들지 않았던 도미니코 사비오는 한 가지 부탁을 했습니다.

“돈보스코! 제가 다른 보속을 하도록 해주세요.”

“좋아! 누군가 너를 모욕하면 그것을 인내하며 받아들이고, 추위·더위·바람·비·피곤함 그리고 건강 때문에 겪게 되는 모든 불편함을 잘 참는 보속을 허락한다.”

“그것밖에 없어요?”

“그럼 네 친구들을 주님께 데려가도록 노력해 보아라.”

돈보스코의 호주머니 속 손수건 같았던 도미니코 사비오는 자신의 영적 지도자 돈보스코의 지도를 단 한치 오차도 없이 자신의 구체적인 생활 안에서 이행했습니다. 그결과 그는 오라토리오 안에서 가장 모범적인 청소년으로 빛을 발했습니다. 그의 모범을 따라 수많은 개구장이들 역시 성덕의 길로 올라갔습니다.

안타깝게도 도미니코 사비오는 1857년 3월 9일, 15세의 어린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1954년 6월 12일 비오 12세 교황님께서는 그를 성인품에 올렸습니다.(클라우디오 루소, 돈보스코가 만난 아이들, 돈보스코미디어 참조)

“키 작은 사람도 거인의 어깨에 올라 앉으면 거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쩌면 어리고 병약했던 도미니코 사비오는 돈보스코란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앉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그 덕분에 그는 돈보스코와 함께 역사에 길이 남을 찬란한 별이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과연 어떤 존재의 어깨 위로 올라 앉을 것인가? 깊이 고민해보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