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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쁨은 초대 교회가 지닌 여러 모습들 가운데 가장 특징적인 것이었습니다!

4월 22일 [부활 제3주간 목요일]

첫번째 독서인 사도행전은 초대 교회 7부제 가운데 성령이 충만했던 스테파노가 순교하자, 이어서 넘버2 필리포스의 행적을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필리포스는 일곱 명의 부제 명단 가운데 두번 째로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필리포스는 바오로 사도가 3차 전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동행하며, 카이사리아에서 루카과 첫만남을 가졌습니다. 4명이나 되는 여예언자들을 딸로 둔 것을 봐서 나이가 꽤 많은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튿날 프톨레마이스를 떠나 카이사리아에 이르러, 일곱 봉사자 가운데 하나로서 복음 선포자인 필리포스의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머물렀다. 그에게는 처녀 딸이 넷 있었는데, 그들은 예언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사도행전 21장 8~9절)

필리포스는 주님의 천사의 명에 따라 예루살렘에서 가자로 내려가는 외딴 길, 황폐한 사막길을 걷게 되는데, 그 길에서 에티오피아 여왕 칸다케의 내시를 만납니다. 그는 여왕의 모든 재정을 관리하던 고위층 인사였습니다.

갑작스레 등장한 에피오피아 사람! 꽤나 의아스럽지 않습니까? 다른 대륙 아프리카 사람이 바다 건너 산넘어 예루살렘까지 멀고먼 영적 순례를 온 것입니다.

에티오피아 여왕 내시의 개종 사건은 초대교회의 비약적이고 폭발적인 성장을 드러내는 사건입니다. 이제 예수 그리스도의 메시지는 멀고도 다른 대륙으로까지 퍼져나간 것입니다.

필리포스는 성령의 지시에 따라 내시가 타고 가는 수레로 접근합니다. 필리포스는 내시가 이사야 예언서를 읽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아마도 내시는 여왕의 명에 따라 예루살렘 성전을 순례하고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요즘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예수님이란 사람에 대해 잘 알아보고 오라는 특명도 받았을 것입니다.

필리포스가 묻습니다. “지금 읽는 것을 알아듣습니까?” 내시는 자신이 읽고 있는 이사야서 본문의 의미가 너울에 가려져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런 이유로 이렇게 대답한 것입니다. “누가 나를 이끌어 주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알아들을 수 있겠습니까?”

내시는 필리포스를 자신의 수레 위로 올라와 설명해주라고 초대합니다. 필리포스는 수레 위에서 짧고도 강렬한 속성 예비자 교리를 실시합니다. 그가 읽고 있던 이사야서 수난 당하는 종이 곧 예수 그리스도 그분이시라는 것을, 그리고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복음의 핵심 메시지를 전달해줍니다.

필리포스의 초스피드 개인 예비자 교리에 깊은 감동을 느낀 내시는 기쁨에 넘쳐 이렇게 외쳤습니다. “여기에 물이 있습니다. 내가 세례를 받는 데에 무슨 장애가 있겠습니까?” 그 자리에서 필리포스로부터 세례를 받은 내시는 크게 기뻐하며 제 갈 길을 갔습니다.

내시의 속성 예비자 교리와 세례는 당시 유다인들에게는 엄청난 스캔들이었습니다. 유다 율법에 따르면 내시는 구원의 공동체에 가입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구원의 메시지에는 그런 장애가 조금도 없습니다. 오직 요구되는 것은 예수님을 향한 강한 믿음 뿐입니다.

초대 교회에 대한 박해는 이스라엘 전역으로 그리스도 신자들을 내몰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실패자나 도망자로서의 아니라 복음의 선포자요 구원의 설교자로 퍼져나갔습니다. 말씀의 기쁜 소식과 활활 타오르는 성령의 불길이 언제나 그들과 함께 하였습니다.

반대와 박해는 교회의 생명력을 파괴시킬 수 없습니다. 오히려 교회는 가장 위협받고 공격받는 순간에 성장하고 발전합니다. 성령의 역동적인 현존 역시 가장 큰 위기 앞에 두드러집니다.

특히 기쁨은 초대 교회가 지닌 여러 모습들 가운데 가장 특징적인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인해 모욕당하고 박해받는 것을 더없는 특권으로 여기고 기뻐하였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