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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돈보스코의 유일한 관심사는 오직 한 가지, 청소년들의 영혼 구원이었습니다!

2월 1일 [연중 제4주간 월요일]

돈보스코의 유일한 관심사는 오직 한 가지, 청소년들의 영혼 구원이었습니다!

돈보스코 대축일을 맞아 간단하게나마 성당 장식을 했습니다. 창립자 대축일인데 밋밋하게 보내기가 송구스러웠기에. 상황이 상황인지라 30여년전 지원자, 수련자때나 해봤던 장식을 정말 오랜만에 하게 되었습니다.

돈보스코 얼굴 액자도 준비하고, 틀도 마련하고, 등경도 제작하고…제대 앞에 적당히 차려놓으니 봐줄만 했습니다. 등경 속 초에 불까지 붙이니 나름 근사했습니다.

성당에 앉아 돈보스코의 얼굴을 천천히 들여다보면서 한 가지 크게 느낀 바가 있습니다. 얼굴은 상습 피로에 시달리신 흔적이 역력합니다. 머리도 헝클어질데로 헝클어져, 참빗으로 싹싹 빗겨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저희 살레시안들은 참으로 큰 행운아들입니다.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나 로욜라의 이냐시오, 베네딕토나 도미니코…다들 그림으로만 창립자 성인의 얼굴을 확인할 수는 반면, 은혜롭게도 저희 창립자 돈보스코(1815~1888)는 살아계실 때 사진기가 발명되어, 수많은 창립자의 사진들이 저희 손에 소중한 유품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수많은 돈보스코의 사진들 가운데 제대로 된 사진, 그럴싸한 사진이 드믑니다. 하나같이 과로와 중노동에 찌든 사진, 수면부족과 스트레스에 쩌든 사진, 멋이라고는 단1도 내지 않은 사진들이 대부분입니다.

깔끔하지 않고 부스스한 돈보스코의 사진들, 이것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묵상해봤습니다. 그에게 있어 꾸민다거나, 멋부리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에게 있어 세상의 좋은 것들은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돈보스코의 유일한 관심사는 오직 한 가지, 청소년들의 영혼 구원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지니고 있던 모든 에너지들을 청소년들을 위해 200퍼센트 쏟아부었습니다. 눈을 떠도 청소년, 눈을 감아도 청소년이었습니다. 세상의 다른 좋은 것들로 눈길을 돌리거나 신경 쓸 여유나 관심이 조금도 없었습니다.

단 1분이라도 시간이 나면 아이들을 찾아갔고, 아이들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그 시간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신을 위한 투자를 할 시간이 조금도 없었던 것입니다.

아르스의 성자 비안네 신부님 못지 않게 돈보스코 역시 위대한 고백성사의 성인으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돈보스코는 하루 일과중 많은 시간을 청소년들은 물론 신자들의 고백성사에 할애했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막 전세계 방방곡곡으로 퍼져나가는 살레시오회의 창립자로서 방문이며, 집필이며, 회의며 신경쓸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미사도 집전해야 했습니다. 강론 준비도 해야 했습니다.

그 바쁜 와중에도 돈보스코는 개구장이 청소년들을 한명 한명, 일대일로 만났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마음으로 경청했습니다. 나중에는 얼마나 바빴던지 식사 중에도 살레시오 회원들이나 청소년들과의 만남을 가졌습니다.

돈보스코는 외모에 신경 쓰고 싶지 않아서 쓰지 않은 것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사목에 전념하느라, 영혼 구원에 시간을 바치느라 자신의 외모에 신경 쓸 시간이 도무지 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매일 특급 연예인 못지 않은 스케줄을 소화하며 하루 온종일 격무에 시달려야했기 때문에 외모에 신경 쓸 시간이 없었던 것입니다.

어쩌면 돈보스코는 보다 가치 있는 대상, 보다 본질적인 대상에 더 깊이 집중하기 위해 부차적인 것들에 대한 과감한 가지치기를 단행한 것입니다. 그리고는 오직 영적인 것, 청소년들의 영혼 구원, 하느님, 영성생활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 결과가 자연스럽게 극단적 청빈생활로 연결된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