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회원가입
칼럼

1월13일 [연중 제1주간 수요일]

예수님께서는 특별히 따로 시간을 내어 아버지 하느님과 친교의 시간을 나누셨습니다! 예수님의 지상 생활 중에 풍성한 저녁 만찬과 향긋한 포도주도 살아가는 힘이었지만, 더 강력한 에너지 원이 있었으니 바로 기도였습니다.

물론 짧은 지상 생애를 사셨던 예수님이셨기에, 매일 매일 하셔야 될 일은 태산같았습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부여하신 공생활 기간 역시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군중은 밀물처럼 밀려왔습니다. 예수님은 밤낮 없이 언제나 상습 피로에 시달리셨습니다.

오늘 마르코 복음 사가는 그런 바쁜 예수님 일상의 단면을 살짝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녁이 되고 해가 지자, 사람들이 병든 이들과 마귀 들린 이들을 모두 예수님께 데려왔다. 온 고을 사람들이 문 앞에 모여들었다. 예수님께서는 갖가지 질병을 앓는 많은 사람을 고쳐 주시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셨다.”(마르코 복음 1장 32~34절)

예수님께서는 혼신의 힘을 다해 고통 중에 있는 당신 백성을 향한 사목활동에 전념하셨습니다. 그러나 거기에 그치지 않으셨습니다. 특별히 따로 시간을 내어 아버지 하느님과 친교의 시간을 나누셨습니다. “다음 날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외딴곳으로 나가시어 그곳에서 기도하셨다. (마르코 복음 1장 36절)

사실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하느님 아버지와 일치 속에 사신 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하느님과의 친밀한 부자간의 대화 시간을 제일 중요하게 여기셨습니다. 주로 가장 정신이 맑은 이른 새벽에 일어나시어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신 것입니다.

예수님에게 있어 기도란 삶과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기도 즉 하느님과의 일치는 예수님의 생애 안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일거수일투족, 말 한 마디 행동 하나 하나가 모두 기도 자체였습니다.

결국 예수님의 전 생애는 기도의 연속이었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 계획, 사명, 기적, 순명, 고통, 십자가 등 모든 것이 아버지 하느님과의 친분 관계 안에서 형성된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의 모든 생각, 말씀과 행동은 하느님과 인간에 대한 그분의 사랑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한적한 곳에서 혹은 한 밤중에 혼자서 아버지 하느님과 함께 단둘이 계실 때와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는 가르치고 일하시는 사목 활동 속에서도 기도하셨습니다.

특히 중요하거나 결정적인 순간 순간마다 예수님께서는 기도에 깊이 몰입하셨습니다. 예수님 생애 안에서 모든 중요한 결정은 깊은 기도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우리 역시 예수님처럼 계속해서 쉬지 않고 순간 순간 하느님과의 깊고 친밀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우리가 지속적으로 하느님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결국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하느님의 일이 아니라 내 일로 전락해버리기 쉽습니다.

많은 경우 우리는 소홀한 기도생활에 대한 변명으로 ‘열심히 사는 게 기도지!’라고 외치며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생애, 특히 그분의 기도 생활을 바라본다면 그것만으로 부족합니다. 예수님처럼 열심한 삶 중간 중간에 아버지을 위한 시간을 남겨두어야 합니다. 나와 주님, 단둘만의 시간을 배려해야 합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