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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우리 역시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순명을 통해서 구원을 얻을 수 있습니다!

12월20일 [대림 제4주일]

천사 가브리엘을 통한 하느님의 초대가 나자렛의 소녀 마리아에게 전해지는데, 그 초대의 말씀들이 참으로 은혜롭습니다.

초대 말씀의 표현 하나 하나가 모두 소중하지만, 오늘 따라 특별히 제 마음에 크게 와닿는 구절들이 몇 개 있습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루카 복음 1장 28절)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루카 복음 1장 30절)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루카 복음 1장 37절)

놀라운 하느님의 초대는 마리아에게 있어 너무나 엄청난 초대인 동시에 부담스러운 초대였습니다. 막막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동시에 가슴 뛰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그랬을 것입니다.

고작 12~13세 어린 소녀에게 가혹하고 과중한 초대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하느님께서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 확증의 말씀을 덧붙이십니다. 마리아에게 용기를 지니게 만드십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세상에 이보다 더 큰 격려와 지지의 말씀이 어디 또 있겠습니까? 마리아는 깊은 감사의 마음과 함께 불안했던 마음이 눈녹듯이 사라졌을 것입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총애(寵愛)받다는 것은 그냥 사랑받다는 것이 아니라 유난히, 그리고 각별히 사랑받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하느님의 총애를 받는다는 마음에 마리아는 용기백배해서, 그 귀한 사랑의 증인으로 살겠다는 굳은 다짐을 하게 됩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때로 사랑의 힘은 엄청납니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지요. 당신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는 말씀을 통해 하느님께서는, 아직 마리아에게 남아있는 작은 의혹이나 의구심 마저 걷어가게 만드십니다.

당혹스럽고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고 용기백배한 마리아의 응답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남아있는 대림시기 우리 모두 순간순간 되풀이해야 할 신앙 고백입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복음 1장 38절)

이토록 장엄하고 아름다운 마리아의 응답을 통해 이제 하느님께서 그녀의 태중에 거처하실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녀와 항상 함께 하실 것입니다. 임마누엘 하느님이 되실 것입니다. 이제 그녀는 새로운 성전, 새로운 성도(聖都), 새로운 하느님의 백성이 될 것입니다.

마리아의 갸륵하고 용감한 피앗(Fiat)으로 인해, 하느님께서 그녀 안에서 예수님을 통해 당신 백성에게 자신을 드러내실 것입니다. 이제 마리아는 그녀 안에 메시아가 끊임없이 살아계시는 계약의 궤가 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부르실때 절대로 강요하지 않으십니다. 마리아는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순수한 자유 의지로 응답했습니다. 마리아는 가브리엘 천사의 메시지를 통해서 하느님의 의도를 충분히 알게 되었습니다. 마리아에게 있어 하느님의 뜻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마리아는 그분의 여종을 자처하며 기쁘게 예라고 순명했습니다. 이처럼 하느님의 인류 구원 사업 안에서 순명의 덕은 아주 중요합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것도 순명에 의해서였습니다. 그분께서 세상을 떠나신 것도 순명에 의해서였습니다. 우리 역시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순명을 통해서 구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