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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앞으로 더 겸손해지고, 더 친절해지고, 더 신중해지고, 더 자애로워지겠습니다!

12월5일 [대림 제1주간 토요일]

12월 5일은 돈보스코의 후계자이자 살레시오회 3대 총장인 복자(福者) 필립보 리날디 신부님(1856~1931)의 기념일입니다. 그는 교구 사제로서의 과정을 밟고 있던 중, 돈보스코를 만났고, 그에게 마음이 빼앗겨, 22세에 살레시오회 입회하였습니다.

필립보 리날디 신부님은 원래 기질적으로 친절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돈보스코의 친절하고 자상한 모습에 완전히 매료되어, 그를 자신의 롤모델이자 이상향으로 삼고, 일거수일투족을 본받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 결과는? 놀랍게도 얼마 가지 않아 필립보 리날디 신부님은 돈보스코를 꼭 빼닮은 제2의 돈보스코, 목소리만 빼고 모든 것이 판박이인 성인(聖人) 사제로 탈바꿈했습니다.

그런 탈바꿈의 과정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그는 서원이나 서품, 피정 등 영적으로 중요한 순간마다,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결심에 또 결심을 계속했습니다.

1889년 필립보 리날디 신부가 스페인 원장으로 발령나자 이런 다짐을 했습니다. “앞으로 청소년들에게 더 따뜻하게 대하겠습니다. 더 자주 그들과 대화하겠습니다. 가능하면 더 자주 그들 가운데 머물겠습니다.

관구장으로 임명되었을 때는 필립보 리날디 신부는 이렇게 결심했습니다. “앞으로 더 겸손해지고, 더 친절해지고, 더 신중해지고, 더 자애로워지겠습니다. 더 이상 거친 태도를 보이지 않겠습니다. 지치거나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지 않겠습니다.”

이런 계속된 결심들이 그를 더 따뜻한 사람, 더 성숙한 사람으로 변모시켰습니다. 그는 새파란 수련자들을 만날 때마다 이렇게 당부헀습니다. “여러분들은 나중에가 아니라 바로 지금부터 따뜻한 아버지가 되어야 합니다.”

필립보 리날디 신부님은 1883년 사제가 된후 48년간 장상만 했습니다. 이분이 돌아가셨을 때, 모든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증언했습니다.

“필립보 리날디 신부님은 매일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언제나 격려하셨고, 환대하셨으며, 용서와 아량 베푸셨습니다. 그와의 만남은 언제나 따뜻하고 정겨웠습니다.

끝없는 인내를 보이셨고, 자주 우리들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농담을 하셨습니다. 모든 사람들에 대한 고른 관심이 돋보였습니다.”

한번은 같은 공동체 형제와 대판 싸우고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젊은 사제가 면담을 하러 방문했습니다. 필립보 리날디 신부님은 산책을 좀 하자며, 그를 사무실 밖으로 데리고 나가서 한 시간 동안 같이 걸었습니다.

필립보 리날디 신부님은 걸으면서 그의 속상한 이야기를 묵묵히 경청했습니다. 그리고 고생이 많다고 위로하고 따뜻하게 등을 두드려주며 격려했습니다. 신기하게도 한 시간이 지나자 그 젊은 사제는 언제 그랬냐는듯이 해맑은 얼굴로 자기 공동체로 돌아갔습니다.

필립보 리날디 신부님을 단 한 번이라도 만나본 사람들은 다들 한결같이 그에게서 한없이 따뜻하고 부드러운 아버지 느낌을 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 그와 함께 있는 시간은 참으로 행복했었다고, 휴식과도 같은 순간, 천국 체험의 순간이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부모로부터, 사회로부터, 친구들로부터, 어쩔수 없는 이 사회 현실로부터 깊은 상처를 받고 찾아오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정말이지 가장 절실한 교육적 노력은 어떤 것인가 생각해봅니다.

다양한 프로그램도 필요합니다. 물질적 지원도 필요합니다. 좋은 시스템도 필요합니다. 그 모든 것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청소년들을 바라보는 교육자의 따뜻한 시선, 측은지심, 아버지의 마음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