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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오늘 가난 때문에 힙겹습니까? 너무 슬퍼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내려다보고 계십니다!

9월9일 [연중 제23주간 수요일]

바오로 사도의 가슴 절절한 권고 말씀, 그리고 예수님의 4대 행복·불행 선언은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오늘 우리에게 큰 위로와 격려의 말씀으로 다가옵니다.

“때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 아내가 있는 사람은 아내가 없는 사람처럼, 우는 사람은 울지 않는 사람처럼, 기뻐하는 사람은 기뻐하지 않는 사람처럼, 물건을 산 사람은 그것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처럼, 세상을 이용하는 사람은 이용하지 않는 사람처럼 사십시오. 이 세상의 형제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1코린 7장 29~31절)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 행복하여라, 지금 굶주리는 사람들! 너희는 배부르게 될 것이다. 행복하여라. 지금 우는 사람들! 너희는 웃게 될 것이다.”(루카 복음 6장 20~21절)

곰곰히 생각해보니 두분 말씀의 요지는 변화무쌍하고 덧없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너무 작은 것에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지나가는 소소한 것들에 지나치게 연연해하지 말라는 당부입니다. 늘 낙천적으로, 마음 너그럽게 먹고, 크게 크게 살라는 부탁 말씀입니다.

지나고 나서 되돌아보니 왜 그리 쫌생이 좁쌀영감처럼 살아왔는지 후회막심입니다. 왜 별것도 아닌 것들에 그리 목숨을 걸었는지 부끄럽습니다. 한 때 인생의 전부라고 여겼던 대상들, 그래서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부어 움켜쥐려고 발버둥쳤던 대상들이 사실은 물거품이요, 뜬구름이었습니다.

우리 인간의 보폭은 짧은 반면 하느님의 보폭은 깁니다. 인간의 호흡은 촉박하지만 하느님의 호흡은 여유롭습니다. 앞으로는 좀 더 큰 걸음을 걸어야겠습니다.

좀 더 많은 여유와 너그러움을 나 자신과 이웃들, 그리고 하느님께 보여드려야겠습니다.

세상의 눈으로 바라볼 때, 가난한 사람들, 굶주리는 사람들, 우는 사람들은 모두 같은 처지의 사람들로서, 이 세상에서 가장 가련하고 보잘 것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오늘 예수님께서는 바로 그 가난하고 굶주리며 우는 사람들에게 직접 위로의 메시지를 건네시면서 격려하십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이 걸어온 역사를 통해 가난하고 억눌린 사람들이 하느님께 희망을 걸 때, 하느님께서 어떻게 그들의 편이 되시는지를 온 몸으로 체험하며 살아왔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 누구보다도 가난하고 굶주리며 우는 사람들, 비참한 사람들에게 더 큰 사랑과 자비를 베푸십니다. 더 가까이 다가가시고 그들의 마음을 읽어주십니다.

부유한 사람들, 그들이 쌓아올린 부 때문에 맨날 행복해 할 것 같지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부유한 사람들은 자신의 부를 잘 활용하지 않으면, 언젠가 큰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많은 부자들이 자신 삶의 기반을 하느님에게서가 아니라 재물에 두고 있습니다. 그 기반이 영원할 것 같지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순식간에 허물어집니다. 이런 배경을 두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불행하여라, 너희 부유한 사람들! 너희는 이미 위로를 받았다.”(루카 복음 6장 24절)

혹시라도 오늘 가난 때문에 너무 힙겹습니까? 지금 굶주리고 계십니까? 홀로 돌아서서 속울음을 울고 계십니까? 그렇다면 너무 슬퍼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내려다보고 계십니다. 조만간 당신 자비의 손을 펼치시며 가까이 다가오실 것입니다. 항상 함께 해주실 것이며 든든한 산성이요 성채가 되어 주실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